산림이 탄소배출?…기후위기 방어막도 뚫리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1-06 08:50:02
  • -
  • +
  • 인쇄
온난화로 산불→토양 유기탄소 감소
호주 2050년 넷제로 공약 차질 우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삼림이 향후 수십 년간 순 탄소배출원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12월 호주 천연자원위원회(NRC)는 국가 산림의 순기능이 저하되고 있으며 대규모 개입 없이는 계속해서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탄소배출 넷제로에 도달하려는 주 정부의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보고서는 연간 NSW임업회계보고서가 발표된 후에 나온 것으로 보고에 따르면 2021-22년 경목 또는 토종목재 부문이 900만 달러어치 손실됐다. 주의 산림이 외래종, 인구 및 경제성장, 도시 및 농지 확대 등으로 증가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NSW 삼림, 특히 남부 하천유량이 30년 동안 감소해왔으며 이대로 지속될 경우 "NSW의 미래 물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보고서는 2019-20년에 걸쳐 일어났던 전례 없는 산불이 끝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로 산불 및 가뭄 빈도가 잦아지고 숲의 자정능력까지 저하돼 "산림재생력과 토양 유기탄소 등이 감소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산림은 향후 수십 년 동안 순 탄소배출원이 되어 2050년까지 탄소배출 넷제로를 달성하려는 정부의 핵심공약을 훼손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NRC에 따르면 산불로 배출된 탄소는 대개 10~15년 사이에 숲이 복구, 재생되면서 재흡수되나 흡수 정도는 숲의 회복력 및 회복기간에 있어 교란이 얼마나 발생하는가에 달려있다. 즉 추가산불이나 방목, 벌채, 개간과 같은 교란이 일어나면 토양 유기탄소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

산불 후 토양 유기탄소 회복력은 20년 후 약 60%인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NRC는 이 추정치가 기간 내 추가로 발생하는 산불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껏해야 차선의 결과가 나오거나 최악의 경우 생태계와 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평소와 같은 관리방식과 사후대응적 결정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따라서 "대규모 개입"과 함께 정부가 기후위기 및 기타 스트레스 요인을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인 산림 2050 전략을 개발할 것을 권고했다.

앤드류 매킨토시(Andrew Macintosh) 호주국립대 환경법·정책학 교수는 산불 및 가뭄이 잦아지면서 숲의 탄소 축적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간규제를 강화하고 토지소유자가 사유지의 숲을 보호하고 벌목을 줄이도록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며 "최선의 방법은 토종림의 잔재개간과 대규모 상업벌채 중단"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3월 호주 선거에서도 공유지 및 사유지의 산림 관리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시드니의 주요 의석에 출마한 일부 무소속 후보들은 토종산림의 벌목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녹색당과 환경단체들은 높은 토지 개간률을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스틴 필드(Justin Field) 무소속 NSW의회 의원은 정부로 하여금 토지개간 및 토지사용이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명확하게 설명할 것을 촉구했으며, 수 히긴슨(Sue Higginson) NSW 녹색당 환경대변인은 이번 보고서가 "공공 토종림의 산업벌채를 중단하고 서식지와 탄소저장기능을 관리할 때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NSW 정부는 주 선거에서 자유당 핵심의석에 출마하는 무소속 후보들을 막을 목적으로 2035년 배출감축목표를 70%로 크게 올렸다. 이에 무소속 출마후보 재키 스크루비(Jacqui Scruby)는 "배출감축목표를 정한 다음에 토종림벌채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듀갈드 손더스(Dugald Saunders) 호주 농림부 장관은 NSW에는 지속가능한 벌채를 위한 명확한 규정이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NSW임업공사(NSW Forestry Corporation)가 관리하는 200만 헥타르의 토지 중 절반이 보존용지이며 매년 전체 면적의 1%만 벌채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기후/환경

+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