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정자 만드는 길 열어
모녀 단 두 마리만 남아 멸종위기에 처했던 북부흰코뿔소가 개체 복원의 희망을 품게 됐다.
9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는 야생 멸종 상태인 북부흰코뿔소를 복원하는 연구가 소개됐다. 하야시 카츠히코(Katsuhiko Hayashi) 일본 오사카대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북부흰코뿔소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를 난자 혹은 정자로 변할 수 있는 원시생식세포(PGCLCs)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북부흰코뿔소와 유전적으로 유사하고 개체수가 2만마리에 달하는 '남부흰코뿔소'의 줄기세포를 다수 확보했다. 그리고 어떤 환경 하에서 흰코뿔소의 줄기세포가 PGCLCs로 분화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했다. 이후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북부흰코뿔소의 PGCLCs를 추출해냈다.
아직 인공번식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큰 문턱을 하나 넘은 셈이다. 이제 PGCLCs를 이용해 난자 혹은 정자를 만드는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
PGCLCs가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큰 차이가 없으면 개체 수가 아무리 많아도 질병 등으로 인해 순식간에 다시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다.
현재 연구진이 보유한 북부흰코뿔소 난자는 모두 현 생존 암컷인 '파투' 한 개체로부터 나왔다. 정자는 과거 살아있던 네 마리의 수컷으로부터 얻었는데, 그 중 일부는 파투와 친척 관계이기도 해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만약 PGCLCs를 활용해 인공 난자와 정자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이론상 복원의 토대가 되는 개체는 12마리로 늘어나 유전적 다양성이 증가한다.
한편 쥐와 같은 소형동물의 인공번식 성공사례는 이미 생물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코뿔소 복원 연구를 이끄는 하야시 카츠히코 교수는 2016년 쥐의 피부세포를 생식세포로 전환시켜 완전히 새로운 개체를 탄생시켰다. 이번 연구는 대형 포유류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획기적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