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주범은 '석유·가스'…실제 배출량 3배 높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1 08: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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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배출원 절반 차지…메탄도 축소보고
엘 고어 "기후정보 왜곡 행위는 전쟁범죄"

전세계 석유가스 시설의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이 석유가스 기업들의 주장보다 약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전세계 온실가스 측정기구 '기후추적(Climate Trace)'은 전세계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 50가지 중 절반이 유전과 가스전, 생산시설인데 이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축소 보고하고 있지만 그 책임을 물을 방법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의 대기농도는 최근 몇 년동안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각 국은 가스배출량 수치를 실제보다 훨씬 낮게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메탄 배출원에는 석유 및 가스 생산도 포함돼 있다.

또 기후추적은 파리기후협정 당사국 가운데 어느 곳도 2021년 전체 온실가스 보고서를 아직 유엔(UN)에 제출하지 않았으며, 52개국은 지난 10년간의 배출목록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기후추적 연합의 창립멤버인 앨 고어(Al Gore) 전 미국 부통령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배출량에 대한 축소 보고가 기후위기를 타개하는 데 큰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엘 고어는 "각 국이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진보고하도록 돼 있는 유엔시스템은 몇 가지 취약점이 있다"고 짚었다. 신고를 꺼리는 악의적인 행위나 사모펀드그룹을 통해 고배출 자산을 매각하려는 유명 브랜드 기업의 경우 자진신고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예로 들며 이런 부분은 경험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정행위 방지가 가능하다고 봤다.

기후추적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제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유엔에 보고된 수치보다 배출량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보고되지 않은 석유가스정제소의 배출량이 보고된 허용치의 축소계상 금액과 정확히 일치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특히 기후정보를 왜곡해 퍼뜨린 것으로 알려진 미국 석유기업 엑슨모빌(ExxonMobil)을 지목하며 석유가스기업이 배출량을 축소 보고하는 모든 부문을 통틀어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기업이 "전세계 대중을 상대로 산업적 규모의 정보왜곡을 벌였다"며 "이런 행위는 전쟁범죄와 다름없는 도덕적 범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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