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절차상 하자'...강원TP "문제 없다"
지방선거 이후 곳곳에서 인사 편중성과 선임지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원지역 산업의 거점 역할을 하는 강원테크노파크도 원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강원테크노파크는 지난 8월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제8대 신임 원장으로 박재복 후보자를 선출했지만, 이사회 의장인 김진태 강원지사가 지난 9월 1일 '절차상 하자'를 뒤늦게 문제삼으면서 원장을 재선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김진태 지사는 강원테크노파크 이사회에 제출된 후보자들의 자료가 사실확인 등의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은 임의자료이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지사의 이같은 문제제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않다.
강원테크노파크는 지난 7월 공개모집을 통해 원장 후보자들을 접수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서류, 면접 그리고 공개검증과정을 거쳐 2명으로 최종 후보자를 압축했다. 이사회에 상정된 최종 후보자는 박재복 한림대 객원교수와 김학철 전 도청 국장.
강원테크노파크 이사회는 지난 8월 29일 최종 후보자로 올라온 2명 가운데 박재복 후보자를 선출했다. 이날 이사회는 15명의 이사들 가운데 3분의2가 넘는 12명이 참석했다. 이사회 의장인 김진태 지사는 불참했다.
그런데 이사회 이후 김 지사는 '절차상 하자'를 문제삼으며 원장 재선임을 천명하자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탈락한 김학철 후보자는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김진태 후보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김 지사는 지난 9월 26일 기자들과의 만난 자리에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재논의하라는 공문이 왔기 때문에 다시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테크노파크 원장 선임은 이사회를 거쳐 선임된 후보자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최종 승인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강원도가 절차상 하자 문제가 있어보이니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선임과정에서 절차나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고 공개검증 과정에서 신뢰성 문제가 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일뿐"이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중기부가 공문을 통해 재논의하라고 했다는 김 지사의 주장을 놓고도 진위 여부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강원테크노파크 측은 정관과 관련 규정을 준수해 원장을 선임한 것이므로 절차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고, 강원도는 원장 재선임 입장을 고수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상황을 중재해야 할 중기부는 한발 빼고 앉아있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벤처업계에서는 "지역소멸의 문제가 국가적 고심거리인 시기에 막대한 예산과 조직을 운영하며 지방산업의 미래를 담보해야 할 테크노파크 조직의 수장 자리를 전쟁의 전리품처럼 취급하는 원시적 정치를 끊어내야 할 때"라며 "중기부는 신중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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