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포집기술 실효성 '갸우뚱'...실제 온실감축 효과 27% 불과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08 11: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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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EFA 보고서 "CCS 프로젝트 13개 중 10개 실패"
기후솔루션 "탄소중립 CCS 기술에 의존해서 안돼"


탄소포집 및 저장(CCS) 기술은 성공하기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지적이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가 이달초 발간한 '처치 곤란의 탄소포집, 우리가 얻은 교훈'(The carbon capture crux: Lessons learned)' 보고서에 따르면, CCS 기술은 탄소감축 실효성이 매우 떨어진다. CCS는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서 저장함으로써 대기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보고서는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상용화된 CCS 프로젝트 13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성공한 프로젝트보다 실패한 프로젝트가 압도적으로 많다. 7개는 프로젝트 목표 포집량을 달성하지 못했고, 2개는 실패했다. 그리고 1개는 중단됐다. 13개 프로젝트의 탄소포집 및 저장량은 현재 전세계 CCS 저장량의 55%를 차지한다. 

보고서 저자인 IEEFA의 브루스 로버트슨(Bruce Robertson) 에너지금융분석가는 "많은 국제기구들과 국가들이 탄소포집 기술에 의존적인 화석연료의 탄소중립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는 쉽게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며 "CCS 기술이 지난 50년간 시도되고 있지만 많이 실패했고, 지금도 실패하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로버트슨은 "가장 성공적인 2개의 프로젝트는 화석연료 회사에 대한 노르웨어 정부의 독특한 규젝환경 덕분"이라고 했다.

또 보고서에서는 CCS 기술이 온실가스 저감효과 대신 석유·천연가스 산업의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용화된 CCS 사업 중 69%가 천연가스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에 활용된다. 문제는 천연가스를 이송하거나 소비하는 등 전 주기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교했을 때 생산과정에서 포집하는 이산화탄소는 소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IEEFA는 "천연가스 소비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주기 배출량의 최대 90%에 육박한다"며 "일부분에 그치는 나머지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는 이유로 석유·천연가스전 개발을 새롭게 추진하는 것은 기후변화를 더 악화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포집된 CCS가 온전히 저장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IEEFA와 글로벌 CCS 협의체에 따르면 이산화탄소가 온전히 저장돼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건 27%에 불과하다. 나머지 73%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지층에 넣고, 그 압력을 토대로 원유를 추가적으로 끌어쓸 수 있도록 하는 데 활용된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고려해 IEEFA는 CCS 사업이 원유회수증진 사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또 "CCS 사업으로 이득을 보는 석유·천연가스 기업들이 사업 실패와 탄소 누출 및 모니터링 비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IEEFA의 이 보고서에 대해 기후솔루션도 8일 "올해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간 협의체(IPCC)의 제3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CCS 기술은 비쌀뿐더러 감축 잠재력 또한 재생에너지 대비 현저히 떨어진다"라며 "CCS가 탄소중립 과정에서 일부 기여하는 바가 있을지언정 전적으로 CCS에 의존해 막대한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해선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는 단기적으로 2030년까지 약 1000만톤, 중장기적으로 2050년까지 연간 최대 8500만톤의 온실가스를 포집 및 저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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