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절감에 탄소까지 감축한 에어컨...빌게이츠도 찜한 이 회사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7-29 17:12:00
  • -
  • +
  • 인쇄
美스타트업 블루프론티어, 2000만불 투자 유치
액체건조제로 냉매 대체...에너지저장 기능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폭염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에어컨 사용증가 등으로 전기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줄인 에어컨을 개발한 기업에 빌 게이츠가 2000만달러(약 260억원)를 투자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빌게이츠가 투자한 이 에어컨 제조사는 미국의 스타트업 '블루프론티어'(Blue Frontier)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이끄는 청정기술투자펀드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는 유해한 환경부산물을 줄이면서 에어컨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는 이 회사에 투자한 것이다.

에어컨은 전기사용량이 높고 탄소배출량이 많은 전자제품이다. 그래서 에어컨을 오랜시간 사용하면 할수록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올 3월 미국 에너지부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와 팰로앨토연구센터(PARC)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현재 에어컨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를 차지한다. 인도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에어컨 수요가 늘면서 배출량은 점점 더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에어컨에 주로 사용되는 냉방기술은 '증기압축 냉동사이클' 방식이다. 냉매로는 주로 클로로플루오로카본과 하이드로클로로 플루오로카본이 쓰인다. 이 화학물질은 오존층을 파괴하는 데다 유한한 자원이라 점차 고갈되고 있다. 지금까지 오존층을 손상시키지 않는 대안은 수십 가지 나왔지만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원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게다가 에어컨은 공기를 과냉각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NREL과 PARC 연구에 따르면, 매년 에어컨 가동으로 방출되는 19억5000만톤의 이산화탄소 가운데 5억3100만톤은 공기냉각에 사용되고 5억9900만톤은 습기 제거에 사용된다. 여기에 냉매누출, 에어컨 제조 및 운송 과정에서도 8억2000만톤의 온실가스가 추가 배출된다.

▲블루프론티어 에어컨의 시제품 (사진=블루프론티어)

이에 블루프론티어는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에어컨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하는 에어컨은 기존 제품보다 냉매를 3분의 1에서 5분의 1가량 적게 사용한다. 기계구조도 지구온난화 지수가 낮은 냉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다르게 만들었다. 냉매를 적게 사용하는 대신 소금용액 액체건조제로 대체했다. 대니얼 벳츠(Daniel Betts) 블루프론티어 CEO는 "이 신기술 에어컨은 기존대비 지구온난화 영향력을 85%~87%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블루프론티어 에어컨기술의 또다른 장점은 전반적인 실내 환경 및 공기질 개선으로 꼽힌다. 물보다 증기압이 낮은 화학물질 액체건조제를 사용해 습한 공기가 액체건조제 위로 지나가면 물이 빠져나오면서 공기가 제습되는 원리로 작동한다. 이 기술은 잠재적 생물테러무기인 탄저균을 죽이기 위한 기술개발 과정에서 발견됐다. 벳츠 CEO는 "액체건조제는 뛰어난 방부제이자 살균제"라며 "탄저균과 액체건조제가 접촉하면 탄저균이 죽는다"고 설명했다.

이 에어컨에 사용되는 일부 냉매는 냉각목적이 아니라 건조제의 염분농도를 조절하는 열 펌프를 작동시키는 데만 사용된다. 즉 냉매 및 냉매 운반장비는 공기와 접촉할 일이 없다. 벳츠 CEO는 "이는 에어컨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인화성 냉매를 사용할 수 있다는 큰 이점을 준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도 가능해진다. 블루프론티어가 사용하는 액체건조제는 에어컨 내부에 있는 소형플라스틱탱크에 보관할 수 있어 에너지를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다. 이는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오를 탈탄소 그리드에 매우 중요한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벳츠 CEO는 "이 저장소는 재생에너지가 풍부하고 전력망 혼잡도가 낮을 때 에너지를 소비하고, 화석연료발전소의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성수기에는 전력 소비를 피하게 해준다"고 했다.

여름 성수기 전력수요가 증가하면 전력비용이 증가시키고 정전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져 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에어컨 수요가 많아지면 송전선과 배전선에 흐르는 전력량이 급증하면서 전선을 가열하는데, 이것이 초목과 접촉해 산불을 일으킬 확률을 높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블루프론티어는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와 오크리지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에서 실험 입증된 기술을 상용화 단계로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2~2025년 상용화 단계를 거쳐 2026년 또는 2027년부터 제품을 본격 시판할 계획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APEC]전세계 유통기업들 '경주선언' 채택...'AI·친환경' 협력

전세계 유통기업 리더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막되는 경주에서 모여 'AI·친환경·국제표준'을 미래 유통산업 발전을

하나금융, 시니어 일자리 창출 위한 도시락 제조시설 개소

하나금융그룹이 광주광역시 광산구와 함께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반찬 도시락 제조시설 '한 끼를 채우는 행복 담:다'를 개소했다고 28일 밝혔다.

현대百, 울릉도·독도 자생식물 종자 35종 시드볼드에 기탁

현대백화점이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리는 울릉도·독도의 생물다양성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민간기업 최초로 '백두대간 글로

이재상 하이브 대표 "K팝 넘어 K컬처로…글로벌 성장 선순환 이룰 것"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가 전세계 청년세대에게 K팝 방법론의 확장을 통해 글로벌 전역에 '문화·경제적 선순환 모델'을 구축해 나갈 청사진을 제

기아, 전기 PBV 'PV5' 택배차량으로 본격 공급한다

내연기관 중심의 택배 차량들이 친환경 전기차량으로 전환된다. 기아는 자사의 친환경 전동화 모델인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

[알림] 11월 6일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개최합니다

오는 11월 6일 국내외 녹색금융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는 '제5회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이 서울 강남구 웨스틴

기후/환경

+

[APEC]전세계 유통기업들 '경주선언' 채택...'AI·친환경' 협력

전세계 유통기업 리더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막되는 경주에서 모여 'AI·친환경·국제표준'을 미래 유통산업 발전을

"1.5°C 목표 실패...아마존이 사바나될 것"...유엔 사무총장의 경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파리에서 전세계 정상들이 모여 합의한 '지구평균기온 1.5℃ 억제하자'는 목표는 이미 실패로 돌아갔다는 판단이

기후변화로 해양자본 갈수록 훼손...WEF "해양경제 붕괴 막아야"

세계경제포럼(WEF)이 기후변화와 오염으로 해양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27일(현지시간) WEF가 공개한 보고서 '해양경제가 지속가능한

[날씨] 첫서리·첫얼음에 가을이 '꽁꽁'...추위 언제 풀리나?

갑자기 추위가 몰려오면서 첫서리가 내리고 얼음까지 얼었다. 가을에 찾아온 때이른 추위는 오는 29일 낮에 물러날 전망이다.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

밤하늘 곤충이 사라진다…레이더가 포착한 생태계 이상신호

밤하늘을 날던 곤충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영국 국립기상청(Met Office)과 국가대기과학센터(NCAS) 연구진은 2014년~2021년까지 영

“기후대응이 수익구조로 변질”…브라질 연구진 '기후상품화' 비판

브라질 연구진이 기후대응이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이윤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며 경각심을 촉구했다.27일(현지시간) 브라질의 환경정책 연구기관 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