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장병에도 치명적..."농도 높으면 심장부정맥 발병률 증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5-25 16:27:29
  • -
  • +
  • 인쇄
대기오염과 심장부정맥의 연관성 처음 입증
"심장병 환자, 대기오염 높으면 외출 삼가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 심장부정맥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오염이 심장병에도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대기오염이 심각한 날에 생명을 위협하는 심장부정맥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유럽심장학회(ESC)가 주최하는 과학대회인 '하트페일러(Heart Failure) 2022'에서 발표됐다. 심장부정맥은 심장의 수축과 이완을 관장하는 전기적 신호에 이상이 생기면서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등의 불규칙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이식형 제세동기(ICD)를 장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탈리아 북부 피아첸차의 대기오염과 심실부정맥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유럽환경청(European Environment Agency)은 2019년과 2020년 323개 도시 가운데 307개 도시가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20.8μg/m3을 기록한 최악의 도시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2013년 1월~2017년 12월 사이에 ICD 환자 146명을 대상으로 부정맥 발생일의 대기오염 농도와 부정맥이 없는 날의 오염농도를 비교했다. 연구 대상자 가운데 93명은 심장마비 후 심부전으로 ICD를 장착했고, 53명은 유전성 또는 염증성 심장 질환자들이다. 146명 가운데 79명은 심실부정맥을 경험한 적이 없었고, 67명은 심실부정맥을 겪었다.

심실부정맥 데이터는 2017년 말 연구가 완료될 때까지 ICD에서 원격으로 수집됐고, 일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일산화탄소(CO), 이산화질소(NO2) 및 오존(O3) 데이터는 이탈리아 지역환경보호청(Regional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에서 수집됐다.

연구결과, 쇼크로 치료된 심실부정맥과 초미세먼지 수치 사이의 상당한 연관성이 발견됐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μg/m3 상승할 때마다 심실부정맥 위험성은 1.5%씩 증가한다는 사실을 연구진은 밝혀냈다. 또 초미세먼지 농도가 1주일동안 평균보다 1μg/m3만큼 상승했을 때, 온도에 관계없이 심실부정맥의 가능성이 2.4% 높았다. 미세먼지 농도는 1주일동안 평균보다 1μg/m3 높았을 때 부정맥 위험이 2.1% 증가했다. 오염물질 농도와 심실부정맥 사이의 관련성이 입증된 것이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이탈리아 마조레병원의 알레시아 자니(Alessia Zanni) 박사는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 부정맥으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하는 ICD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이 관찰됐다"면서 "심실부정맥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매일 대기오염 농도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각각 35μg/m3, 50μg/m3 이상) 가능한 한 실내에 머물고, 교통량이 많은 야외에서는 N95 마스크를 착용하기를 권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매년 약 420만명이 사망한다. 심혈관질환 사망자의 거의 5명 중 1명은 대기오염에 의한 것으로, 이는 고혈압, 흡연, 잘못된 식습관에 이어 네번째로 큰 사망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자니 박사는 "미세먼지는 심장근육에 급성염증을 일으켜 심장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미세먼지가 발전소, 산업체, 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만큼 개인 스스로를 보호하는 행동뿐만 아니라 건강보호를 위한 친환경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