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공연을 공언했던 세계적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핀란드 석유회사 네스테(NESTE)와 공연관련 협약을 맺어 '그린워싱' 비판에 직면했다.
네스테는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기업으로, 콜드플레이 공연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절반으로 줄이는 역할을 맡았다. 콜드플레이가 이같은 내용으로 지난주 네스테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히자, 환경단체들은 "네스테가 그린워싱을 위해 콜드플레이를 이용하고 있다"며 콜드플레이는 네스테와 협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지구의 벗(Friends of Earth)에 따르면 네스테는 2019~2020년 팜유 생산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100km2 가 넘는 숲을 벌채했다. 이는 여의도의 약 34배에 이르는 면적이다. 팜유는 코코아와 더불어 산림을 가장 크게 훼손하는 작물 중 하나다.
유럽의 교통전문 비정부기구(NGO)인 교통및환경(T&E)의 카를로스 캄보 암벨(Carlos Calvo Ambel) 선임이사는 "콜드플레이는 지금이라도 네스테와 협업을 중단하고 진정한 친환경 기업을 찾아야 한다"며 "콜드플레이가 산림 벌채와 관련된 회사와 협력하는 것은 스스로 그린워싱에 이용당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콜드플레이는 이같은 논란에 "네스테와 계약을 맺기전에 그들이 새롭게 만들어진 원료를(virgin material)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며 "네스테가 폐식용유와 목재 제품 제조시 발생하는 부산물과 같은 재생가능한 폐기물만 사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생산 외의 가공을 거친 적이 없는 미사용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T&E 측은 "재사용 식용유의 유럽연합(EU) 물량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에서 수입된다"며 "그래서 사용이 끝난 식용유를 지속가능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T&E 연구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 수입되는 폐식용유의 34%는 중국, 19%는 팜유를 생산하는 주요국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온다. T&E의 바이오연료 매니저인 크리스티나 메스트레(Cristina Mestre)는 "유럽은 운송연료에 들어가는 폐식용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10년 안에 600만톤의 폐식용유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이는 역으로 폐식용유 생산국이 자국의 폐식용유를 모두 수출하고 본인들 국가에서는 팜유 사용을 조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콜드플레이는 올해 예정된 월드투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6~2017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마지막 월드투어 때보다 50% 줄이고, 무대 전력을 전부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콜드플레이의 'Music of the Spheres' 월드 투어에서 판매되는 티켓당 나무 1그루가 심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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