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 '적신호'...2050년 전세계 농경지 84% '물부족'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0 07:20:02
  • -
  • +
  • 인쇄
전세계 각 국은 가뭄 대응 전략 마련해야
빗물,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농법개발 시급
▲2013년 텍사스의 가뭄으로 말라버린 옥수수들 (사진=밥 니콜스, USDA)


기후변화로 2050년까지 전세계 농경지 80% 이상이 물부족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에 대비해 관개 인프라와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과학원 지리과학과 천연자원연구소의 싱카이 류(Xingcai Liu) 부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진은 2026년~205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경작지의 최대 84%에서 농업용 물부족이 악화되고, 이 가운데 60%의 경작지는 물 공급부족을 겪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5일(현지시간) AGU 학술지 어스퓨처(Earth's Futur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세계 농업에 필요한 현재 및 미래의 물 수요를 조사하고, 이 수요가 기후변화 조건 하에서 충족가능한지 여부를 예측했다. 우선 연구진은 비가 내려서 생기는 지표수인 '그린워터'와 강, 호수, 지하수의 관개를 통해 공급되는 '블루워터'를 측정하고 예측하는 지표를 개발했다. 이 종합지수를 전세계에 적용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그린워터와 블루워터 부족을 예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린워터와 블루워터는 농업수의 주요원천이다. 특히 그린워터는 식물들이 쓸 수 있는 빗물의 일부다. 대부분의 강수량은 그린워터가 되지만 이는 눈에 띄지 않고 다른 용도로 추출할 수 없어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농작물에 사용할 수 있는 그린워터 양은 한 지역의 강우량과 유출·증발로 인한 물 손실에 따라 달라진다. 농업관행, 지역의 초목, 토양종류 그리고 지형의 경사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온도와 강우 패턴이 변화하고 증가하는 인구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농업이 확장되면서 작물에 사용가능한 그린워터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면서 2050년까지 농경지의 84%에서 농업용수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위 그림에서 갈색은 물부족을 나타낸다. (사진=싱카이 류, Earth's Future)


연구진은 강수패턴의 변화와 기온상승으로 토양수분이 증발하면서 이용가능한 그린워터가 감소해 현재 전세계 경작지의 약 16%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00년동안 전세계 물 수요는 인구보다 2배 빠르게 증가했다. 물 부족은 이미 모든 대륙에서 농업문제로 이어지며 식량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대부분의 물 부족 예측모델은 그린워터와 블루워터 모두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데 실패했다.

메스핀 메코넨(Mesfin Mekonnen) 미국 앨라배마대학 토목건설환경공학 조교수는 "이번 연구가 기후가 농경지의 물 가용성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는 데 있어 매우 시기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린워터와 블루워터를 모두 고려한 물 부족 지표를 개발한 것에 주목하며 "대부분의 연구는 블루워터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린워터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물 부족 문제에 있어 그린워터를 이해하면 농업용수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여러 농법을 이용해 농업용수를 보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멀칭(Mulching:작물뿌리에 덮개를 덮어주는 농법)은 토양수분의 증발을 줄이고, 밭을 가는 경운작업없이 작물을 재배하는 무경운농업은 물이 땅에 스며들도록 하며, 파종시기를 조절하면 변화하는 강우패턴에 맞춰 작물을 재배하기 용이해진다. 또 경사지에서 같은 높이를 맞춰 일렬로 경작하는 등고선농업은 수분유출과 토양침식을 방지한다.

이번 물 부족 지수는 각국이 농업용수 부족 현황 및 원인을 평가하고 미래 가뭄대응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싱카이 류 부교수는 "그린워터와 블루워터의 최대 사용처인 농업은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 지수를 사용하면 일관된 방식으로 빗물을 공급받는 농경지와 관개 농경지의 농업용수 부족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교수는 "관개 인프라 및 효율성 개선은 식량수요 증가의 맥락에서 미래 기후변화의 영향을 완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최남수의 ESG풍향계] 삼성전자vsTSMC...ESG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이고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글로벌 선두권

ESG평가원 "포스코, 계열사 잇단 인명사고...ESG등급 하락 전망"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인명사고로 인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

한전, 2028년 사채발행한도 초과한다..."화석연료 탈피해야"

한국전력공사의 취약한 채무구조가 고착되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2028년까지 사채발행한도가 초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매출 9.5조 포스코이앤씨 면허취소?…사고많은 건설업계 '초비상'

연매출 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건설업계 7위인 포스코이앤씨가 창사 43년만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중대재

LS그룹, 41년째 '무사고·무재해' 비결은?

LS가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주회사 내에 출범시키며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위원회는 ESG 방향성 정립과 정책 변화 대응,

기후/환경

+

7월 지구온도 1.25℃ 상승…전세계 극단적 기후패턴 두드러져

7월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2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지구촌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다.6일(현지시간) 유

장마철에 몰래 폐수 방류 '딱 걸렸다''...경기도 12곳 적발

장마철을 틈타 폐수를 방류한 업체들이 덜미를 잡혔다.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의 주요 폐수 배출사업

호주 2300km 산호군락지 '하얗게 변색'...해양폭염으로 역대급 피해

올초부터 이어진 해양폭염으로 호주 전역의 산호초가 백화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는 관측 이래 가장 심각한 산호 감소가 확

"탄소 저장해드립니다"…노르웨이 'CCS' 사업에 33억불 투자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가 최근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사업에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석유개

급류에 마을이 통째로 휩쓸려...히말라야 산간마을 '돌발홍수'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다.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인

'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