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인공고기 '배양육' 대량생산 길 열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8 15:57:28
  • -
  • +
  • 인쇄
이스라엘 바이오베터 "배양육 대량생산한다"
배양육 '성장인자' 담배에 이식해 재배 후 추출
▲이스라엘 스타트업 바이오베터의 실험실 배양육 샘플 (사진=바이오베터)


담배로 배양육을 만드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이스라엘 키르야트시모나에 위치한 스타트업 바이오베터(Biobetter)가 담배식물을 이용해 배양육에 필요한 성장인자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생산원가를 낮추고 대량생산의 길을 열었다고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과학기술 동향을 전하는 미국 온라인매체 '이스라엘21c'(ISRAEL21c)가 보도했다.

배양육은 실험실에서 동물세포를 인공배양해 생산한 고기다. 이는 축산업에서 비롯되는 온실가스와 환경오염 그리고 동물윤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식물성 대체육과 함께 미래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동물세포로 만든 배양육은 기존 육류와 비교해 맛과 식감은 비슷하지만 생산비용이 워낙 비싸 대량생산이 불가능해 식물성 대체육 시장보다 더디게 성장하고 있다.

배양육을 만들 때 기본적으로 세포를 형성하는 아미노산과 각종 영양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세포가 분열·증식되도록 하는 '성장인자'(growth factor)다. 일례로 성장인자인 인슐린과 트랜스페린은 가축에서 직접 추출하거나 효모균과 박테리아를 발효시켜 정제해야 한다. 그런데 이 비용은 너무 비싸고 생산규모도 턱없이 부족하다. 배양육과 식물성 대체육을 홍보하는 굿푸드인스티튜트(Good Food Institute)의 추산에 따르면 배양육의 채산성을 높여 상용화하려면 인슐린과 트랜스페린 비용을 100분의1로 줄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오베터는 담배식물을 통해 성장인자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배양육 제품 생산원가의 55~95%를 차지하는 성장인자 제조비용을 1g당 200만달러(약 24억원)에서 1g당 1달러 수준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베터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 단백질 생산에 최적화된 DNA를 담배식물에 이식하고, 해당 담배식물을 복제해 대규모로 재배한 뒤 고순도의 성장인자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제조비용을 대폭 절감할 계획이다.

특히 담배는 생장 속도가 빨라 1년에 4번 수확이 가능하고, 대규모 재배가 용이해 앞서 굿푸드인스티튜트가 제시한 목표치의 4배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바이오베터는 예상했다. 게다가 바이오베터는 전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담배가 자라나는 동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기후위기를 맞아 막 떠오르는 배양육 산업뿐 아니라 기울어가는 담배 산업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바이오베터의 최고경영자(CEO) 아미트 야아리(Amit Yaari)는 "흡연을 줄이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면서 담배농가들은 본인들의 재배작물이 쓸모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담배는 미래 먹거리의 핵심 요소로 커다란 잠재성을 갖췄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