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시멘트' 논란 16년만에 '시멘트 등급제' 입법 발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5 16:11:24
  • -
  • +
  • 인쇄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폐기물 성분·함량 표시하고 등급나눠야


'시멘트 등급제'가 법안으로 발의됐다. 발암물질과 중금속 심지어 분뇨까지 섞어 만드는 '쓰레기 시멘트'가 처음 제기된지 16년만의 일이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환노위 소속 의원 10명은 시멘트 폐기물 성분표시와 등급제 등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2일 입법 발의했다. 발의안은 "국민들은 폐기물 시멘트로 지어진 공간에 살면서도 시멘트에 어떤 폐기물이 포함됐는지, 중금속 성분은 무엇이고,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며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시멘트 제조시 사용된 폐기물의 종류와 원산지, 사용량, 함량 등 성분표시를 통해 시멘트 등급을 나누고, 해당 등급에 따라 주택용 시멘트와 산업용 시멘트를 분리 생산·판매하도록 돼 있다.

그동안 '시멘트 등급제' 실시에 대한 요구는 줄기차게 제기됐다. 제대로 된 관리기준없이 폐플라스틱, 폐비닐, 폐타이어, 하수처리 오니 등 각종 산업폐기물과 쓰레기를 시멘트를 제조할 때 섞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멘트로 아파트와 주택 등을 지었던 것이다. 환경부는 1999년 시멘트 생산에 쓰레기를 사용하도록 허가해주면서 발암물질이나 중금속에 대한 기준치를 하나도 마련하지 않았다.

2006년 이 문제가 제기되자, 그제서야 환경부는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매달 시멘트 성분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치가 너무 헐렁해서 통과하지 못하는 시멘트는 없었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는 "발암물질이나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이 엄청나게 포함돼 있는데 이런 시멘트로 집을 짓고 있으니 아토피성 피부염, 가려움증, 알레르기, 두통 등 '새집증후군'이 생긴다"며 "시멘트 공장이 밀집해 있는 강원도 영월군은 시멘트 공장이나 광산에서 근무하지 않는 사람들한테도 집단으로 진폐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시멘트 등급제' 법안이 발의되자,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세상에 처음 알렸던 최병성 목사는 뉴스트리와 전화통화에서 "앞으로 환경부가 세부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구체적으로 등급제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며 "다만 국민들과 이 땅에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삶의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희망이 생겨서 무엇보다 기쁘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반면 시멘트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있다. '시멘트 등급제'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규제라는 것이다. 이에 최병성 목사는 "우리나라 쓰레기 시멘트 소비량은 세계 1위로 유례가 없다"며 "시멘트를 팔아야 할 기업이 쓰레기를 파는 격이며, 탄소저감에도 도움이 안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심지어 폐기물을 소각한 원료를 사용하면서 쓰레기를 저감한다는 이유로 '친환경 시멘트'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같은날 시멘트세 입법 공동추진위원회는 1톤당 1000원의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하는 '시멘트지역 자원시설세' 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기후/환경

+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산칼슘 저장하는 무화과 나무...왜?

무화과 나무가 자신의 일부를 돌처럼 만들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대학(UZH) 마이크 로울리 박사 연구팀

녹색전환硏, 노원구와 시민맞춤 ‘탄소중립 안내서’ 발간

서울 노원구에서 전국 최초로 시민 눈높이 '탄소중립 안내서'를 발간했다. 녹색전환연구소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와 서울 노원구와 함께 '탄소중립

벌채지역 제품 판매금지...유럽 '산림벌채법' 앞두고 회원국들 반발 확산

오는 12월 세계 최초로 '산림벌채법'(EUDR) 시행을 앞두고 있는 유럽연합(EU)에서 주요 회원국들이 규정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법은 벌채된 땅에서

온난화로 빙하 녹으면서…전세계 화산 폭발 더 격렬해진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그 영향으로 전세계 화산 폭발이 더 빈번하고 규모도 커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 연구

전세계 덮친 가뭄 '지구적 재앙'…강원 동해안도 생활·농업용수 위기

전세계가 폭염뿐 아니라 가뭄의 습격도 받고 있다. 지구 곳곳에서는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물부족 사태를 겪고 있고, 우리나라 강원도 동해안의

폭염에 카디건·셔츠 매출 '쑥'...이상기후에 뜨는 '시즌리스 상품'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백화점 소비패턴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장마철 대표 아이템으로 꼽히던 레인부츠와 방수재킷 대신 실내 냉방 환경에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