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돌발성 가뭄' 증가...계절변동 큰 한국도 취약지역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05 14:46:25
  • -
  • +
  • 인쇄
취약지역 20년간 22~59% 증가
돌발성 가뭄에 농작물 피해 커져


기후변화로 돌발성 가뭄(flash drought)의 발생시기가 빨라지면서 농업 등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미국 텍사스오스틴대학, 홍콩 폴리테크닉대학, 텍사스공과대학의 연구진이 1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돌발성 가뭄의 진행 속도가 약 3~19% 증가했다.

돌발성 가뭄은 지난 20년동안 원격감지기술이 발달하면서 비교적 최근에 과학계에 알려진 현상이다. 이는 토양이 급속히 말라붙는 현상을 시작으로 가뭄이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것이다. 단 5일만에 해당 지역을 가뭄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연구에 의하면 가뭄 빈도 자체는 지난 20년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가뭄이 진행되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북아메리카 중부 등 돌발성 가뭄에 취약한 지역에서는 진행 속도가 22~59%까지 증가했다.

돌발성 가뭄은 대개 몇 주에서 몇 달만 지속되지만 농작물의 성장기에 발생할 경우 큰 피해를 입게 된다. 홍수처럼 가뭄이 빠르게 찾아와 불과 며칠에서 몇 주 내로 토양을 말라붙게 만들고, 이로 인해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나는 것이다. 2012년 여름에도 미국 중부에서 돌발성 가뭄으로 옥수수 작황이 시들해져 357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종리앙(Zong-Liang) 텍사스오스틴대학 교수는 돌발성 가뭄의 주요 원인으로 '지구의 기온상승'을 꼽았다. 그는 "매년 기록적인 온난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급격한 가뭄의 전조"라고 말했다. 종리앙 교수는 "이번 연구가 갑작스러운 가뭄을 이해하고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인공위성으로 토양수분을 측정하고 수중기후 데이터 세트를 분석해 지난 21년동안 전세계 돌발성 가뭄의 변화양상을 파악했다. 분석결과, 돌발성 가뭄의 34~46%가 약 5일 안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한 달 이내에 나타나며, 70% 이상이 보름 내로 발생했다. 또 시간에 따른 가뭄시기를 조사한 결과 돌발성 가뭄이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습한 상태에서 건조한 상태로 변할 때 돌발성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혀, 습도 및 다양한 기후패턴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동남아시아, 아마존 분지, 미국 동해안과 걸프 연안 등 계절적 변동을 겪는 지역에서 돌발성 가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절변동이 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연구의 주요저자 왕숴(Shuo Wang) 폴리테크닉대학 교수는 "토양가뭄과 대기건조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취약지역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돌발성 가뭄' 용어의 창시자 마크 스보다(Mark Svoboda) 미국 국립가뭄대책센터(National Drought Mitigation Center) 소장은 "가뭄감지기술과 모델링 도구의 발전으로 돌발성 가뭄의 영향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식을 현장계획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최남수의 ESG풍향계] 삼성전자vsTSMC...ESG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이고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글로벌 선두권

ESG평가원 "포스코, 계열사 잇단 인명사고...ESG등급 하락 전망"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인명사고로 인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

한전, 2028년 사채발행한도 초과한다..."화석연료 탈피해야"

한국전력공사의 취약한 채무구조가 고착되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2028년까지 사채발행한도가 초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매출 9.5조 포스코이앤씨 면허취소?…사고많은 건설업계 '초비상'

연매출 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건설업계 7위인 포스코이앤씨가 창사 43년만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중대재

LS그룹, 41년째 '무사고·무재해' 비결은?

LS가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주회사 내에 출범시키며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위원회는 ESG 방향성 정립과 정책 변화 대응,

기후/환경

+

7월 지구온도 1.25℃ 상승…전세계 극단적 기후패턴 두드러져

7월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2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지구촌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다.6일(현지시간) 유

장마철에 몰래 폐수 방류 '딱 걸렸다''...경기도 12곳 적발

장마철을 틈타 폐수를 방류한 업체들이 덜미를 잡혔다.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의 주요 폐수 배출사업

호주 2300km 산호군락지 '하얗게 변색'...해양폭염으로 역대급 피해

올초부터 이어진 해양폭염으로 호주 전역의 산호초가 백화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는 관측 이래 가장 심각한 산호 감소가 확

"탄소 저장해드립니다"…노르웨이 'CCS' 사업에 33억불 투자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가 최근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사업에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석유개

급류에 마을이 통째로 휩쓸려...히말라야 산간마을 '돌발홍수'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다.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인

'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