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가들 석탄발전소 늘릴 계획까지 고려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세계 기후목표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영국 런던에서 이코노미스트신문이 주최한 지속가능성컨퍼런스에서 "각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면서 전세계의 기후목표가 위기에 처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늘릴 경우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제한하려는 목표가 좌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 따른 여파가 세계 식량 및 에너지 시장을 뒤엎고 세계 기후의제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그는 "주요 경제국들이 러시아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데 모든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화석연료에 의존하게 되면 지구기온이 1.5℃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은 가스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독일의 의존도는 60%로 훨씬 더 높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러시아 가스 사용을 3분의2로 줄이고, 향후 수년에 걸쳐 러시아 가스를 근절할 계획에 착수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되고 있지만, 문제는 EU 회원국들이 카타르의 가스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등 다른 국가의 화석연료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석탄발전소를 늘릴 계획을 고려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유가 상승에 직면한 미국은 베네수엘라, 이란 등 과거 배제시킨 국가도 가리지 않고 석유 수입 확대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 미국 내 석유가스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세계 석유가스 회사들은 이런 에너지 위기에서 어부지리로 큰 이익을 보고 있다.
영국에서는 리시 수낙 총리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휘발유 가격을 상쇄하고자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러한 삭감조치도 저소득층 가정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COP26정상회담에서 보인 진전이 치솟는 에너지가격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후퇴할 위험에 처했다는 기후전문가들의 우려를 인정했다. 그는 "화석연료 공급 격차로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화석연료 감소정책을 무시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며 화석연료 중독은 파괴의 악순환이라고 비판했다. 또 "화석연료에 의존하다보면 세계경제와 에너지안보가 지정학적 위기에 좌우된다"며 더 많은 문제만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회복되면서 지난해 에너지 사용량 증가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6%가량 늘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결국 많은 정부가 약속했던 '녹색회복'은 실현되지 않았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1.5℃는커녕 2℃도 초과해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며 "지금은 세계경제의 탈탄소화에 제동을 거는 대신 재생에너지미래를 향해 전력을 다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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