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때문에 사라진 생물종 26만개"…6차 대멸종 임박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9 18:13:48
  • -
  • +
  • 인쇄
1500년 이래 사라진 생물종 최대 13%
무척추동물·식물 멸종률 관심 기울여야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최남단 오스트랄 제도 루루투섬에서 발견된 육지달팽이 껍질. 이 생물종은 최근에 멸종했다. (사진=마노아 하와이대학)

지구상의 생물들이 지금껏 5차례 대멸종을 겪었고, 현재 인간에 의해 6차 대멸종이 진행중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백악기 말기 공룡대멸종을 비롯한 지구의 5대 대멸종 중에는 생물종의 60~70% 이상이 사라졌다.

미국 마노아 하와이대학교의 태평양생명과학연구센터(SOEST) 연구교수 로버트 코위 박사 주도 국제연구팀은 1500년 이후 약 200만종의 지구 생물 중 7.5~13%, 즉 15만~26만종이라는 어마어마한 종이 이미 멸종했으며, 이는 전적으로 인간활동에 의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달팽이를 비롯한 연체동물에서 얻은 추정치를 토대로 진행됐다. 논문의 주요저자 로버트 코위 박사는 "멸종 생물종의 급격한 증가와 동식물 개체 감소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지만, 일부는 아직 이런 현상이 대멸종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이는 포유류나 조류에만 집착하고 생물다양성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무척추동물을 무시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무척추동물이 6차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열쇠"라고 밝혔다.

실제로 무척추동물은 동물 종의 약 95%를 차지한다. 포유류와 조류 중심으로 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올라있는 멸종위기종은 882종(0.04%)에 그쳐 큰 이번 연구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무척추동물 외에도 식물의 멸종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물의 멸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로 나타났지만 무척추동물과 마찬가지로 멸종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6차 대멸종을 부인하거나, 6차 대멸종을 인정한다 해도 인류도 자연의 일부로서 새로운 진화 과정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시각에 대해 "인간은 생물권을 대규모로 조작할 수 있는 유일한 종"이라며 "우리는 외부 영향에 따라 진화하는 종이 아니며, 우리 미래와 지구의 생물다양성에 대해 의식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종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코위 교수는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웅변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개선책이 존재하고 정책결정자의 관심을 끌고 있음에도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아예 부인하거나 아무런 조처 없이 받아들이고 심지어 고무하는 것은 인류의 공동 책임을 폐기하고 지구가 6차 대멸종을 향해 슬픈 궤도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길을 닦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논문은 지난 10일(현지시간) '6차 대멸종: 사실, 소설 혹은 추정'을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바이오로지컬 리뷰(Biological Review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후/환경

+

"3년 뒤 기후재앙 '마지노선' 1.5℃ 넘는다"...IGCC의 경고

탄소배출량이 지금처럼 지속되면 3년 뒤에는 기후변화 마지노선인 1.5℃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19일 지구 기후변화 지표(IGCC)는 지금처럼 이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 20년…"산림 훼손 여전"

백두대간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된지 20년이 지났지만 복원은커녕 광산 개발 등으로 인한 산림 훼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녹색연합은 백두대간 보

EU '탄소상쇄 크레딧' 재도입되나?..."조건부 부활시켜야"

유럽연합(EU) 배출권거래제(ETS)를 설계한 조스 델베크 전 유럽연합집행위원회 기후총국장이 국제 탄소상쇄 크레딧의 제한적 재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인조잔디' 안전한가!...유해성 알리려던 과학자들 고소 당해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와 학교 운동장에 깔린 인조잔디의 유해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인조잔디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화학물질이 검출

머스크 AI기업, 멤피스 흑인지역에 무허가 터빈 설치…환경차별 논란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기업 xAI가 미국 멤피스의 흑인 밀집 지역에 무허가 가스 터빈을 설치해 대기오염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소송에 직면했다.NAACP(

환경부, 여름철 국립공원 안전관리 강화…'장마·태풍' 대비

환경부가 집중호우와 태풍 등 여름철 재난에 대비해 산사태 위험지역에 대한 탐방로를 통제하는 등 안전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환경부와 국립공원공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