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 인구밀집지역 반경 1km이내 석유시추 금지법 추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6 11:59:10
  • -
  • +
  • 인쇄
500만명 이상이 석유가스 시추장 1마일내 거주
조산과 천식, 호흡기 질환 등 질병 위험에 노출


최근 대규모 기름유출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인구 밀집지역에서 반경 약 1km(3200피트) 이내에 석유와 가스 시추시설 신설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질에너지관리부(CalGEM)에서 마련한 이 법안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주택과 학교, 병원 등 인구가 밀집된 지역으로부터 반경 10km 이내를 '완충지대'로 설정해 새로운 유정(oil wells)과 가스정(gas wells)을 개발하지 못한다. 다만 기존에 가동되는 유정은 금지되지 않는다.

현재 미국 내에서 인구 밀집지역에서 반경 1km까지 유정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는 없기 때문에 미국 전역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규제조치인 셈이다. 이에 대해 캐시 시겔 생물다양성기후법안연구소 소장은 "미국에서 가장 큰 완충지대는 건강보호를 위해 수년간 싸워온 최전방 지역사회의 승리"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7번째로 큰 산유국이지만 활동중인 유정이 지역사회로부터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거리에 관한 규칙이나 기준이 현재는 없다. 비영리단체 프랙트래커 얼라이언스의 분석에 의하면, 현재 운영중인 유정 및 가스정에서 약 0.76km(2500피트) 이내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이 200만명에 달하고 있고, 캘리포니아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500만명이 약 1.6km(1마일)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석유와 가스 시추장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조산, 천식, 호흡기 질환, 암에 걸릴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시추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와 컨 카운티와 같은 주요 유전 인근에 거주하는 흑인과 라틴계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화석연료 의존은 더 많은 아이들이 천식에 걸리게 하고,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게 하며, 더 많은 지역사회를 유독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에 노출시켰다"며 "캘리포니아는 석유 시추장으로부터 반 마일 이내에 살고 있는 저소득층과 유색인종 사회의 주민 200만명 이상을 보호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법안마련의 취지를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그동안 환경단체들이 꾸준히 주장했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려면 적지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서부석유협회와 국가건설무역위원회를 앞세워 완충지대가 연료비용을 높이고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캘리포니아주 석유가스업체들은 이 법안에 대해 반발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과거 수압 파쇄법(석유 및 셰일가스 시추기술)을 금지하고 완충지대를 설치하는 법안도 발의됐지만 올해 주 위원회 투표에서 기각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법안도 석유업계 반발을 뚫고 통과될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 설사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발효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우리금융, 글로벌 ESG 투자지수 'FTSE4Good' 편입

우리금융그룹이 글로벌 ESG 투자 지수인 'FTSE4Good'에 신규 편입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지수 편입을 통해 우리금융은 글로벌 투자자와 소통을 더욱 강

기후/환경

+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플라스틱 펠릿으로 뒤덮인 바다...침몰 선박에서 7만자루가 '와르르'

침몰된 선박에서 유출된 플라스틱 알갱이(펠릿)들이 해안가로 밀려오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라이베리아 국적의 컨테이

극과극 날씨 패턴...중부는 '물폭탄' 남부는 '찜통더위'

13일 우리나라 날씨가 극과극 상황을 맞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호우특보가 발령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 반면 남부지방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북극이 스스로 지구온난화를 늦춘다?..."기후냉각 성분이 방출"

북극에서 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자연적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북극은 온난화 속도가 중위도보다 3~4배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날씨] 다시 찾아온 장마...이틀간 수도권 최대 200㎜ '물폭탄'

13~14일 이틀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겠다.남쪽에서 북태평양고기압과 제11호 태풍 '버들'이 밀어올리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쪽에서

경기도, 호우 대비 13일 오전 6시 '비상1단계' 발령

13일 오전부터 14일 오후까지 경기도 전역으로 낙뢰와 돌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는 13일 오전 6시부로 재난안전대책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