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100만그루' 나무심기 10년...나무는 다 말라죽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8-26 18:30:52
  • -
  • +
  • 인쇄
▲ 두바이 전경


두바이가 사막화를 막기 위해 심었던 수십만 그루의 나무들이 10년도 안돼 죽었다고 영국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바이는 녹지를 늘려 사막화를 막고 도시미관을 정비하기 위해 지난 2010년 '100만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통상 새로 심은 나무들이 탄소를 흡수하려면 최소 20년이 걸리는데, 두바이에서 심은 나무들은 10년도 되지 않아 대부분 죽어버린 것이다.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그린랜드(Green Land)라는 회사는 정부가 지원하는 환경단체와 함께 나무 묘포(묘목을 심은 밭)를 개발했다. 당시 그린랜드는 재활용수와 담수를 이용해 13만㎡에 이르는 묘포를 조성해 올리브와 야자수, 가프 등 사막환경에 강한 30여종의 묘목을 심었다. 이 묘목이 자라면 아랍에미리트(UAE) 전역에 보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애써 조성한 묘포 부지는 오래가지 못했다. 두바이 정부 소유의 투자기업 두바이홀딩이 묘포 부지를 포함해 440만m²에 이르는 땅에 50억파운드(약 8조원)를 들여 세계 최대 쇼핑센터 '몰 오브 더 월드'(Mall of the World)를 건설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던 두바이홀딩은 2016년 쇼핑몰 건설사업을 돌연 연기하고, 해당 부지에 140억파운드(약 22조5000억원)을 들여 '주메이라 센트럴'(Jumeirah Central)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13만㎡ 규모의 묘포 부지는 410만m²에 이르는 '주메이라 센트럴' 건설부지에 수용돼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그린랜드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묘목을 이전하라는 통보를 수차례 받아야 했다.

환경운동가들과 그린랜드는 심은지 얼마되지 않은 어린 나무를 옮기는 것은 위험하다며 3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이전 압박은 거세졌다. 묘포가 조성된 곳에는 수도와 전기가 간헐적으로 끊기고 굴착기가 들어와 공사를 시작했으며 게이트가 세워졌다.

2017년에는 그린랜드 직원들이 묘포 철거를 막기 위해 굴착기 캐빈 안에 들어앉아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부지에 심어놓은 나무에 물을 주기 위해 게이트 밑으로 땅을 파고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부지에 있던 묘목들은 다른 곳으로 옮기지 못했다. 직원들도 더이상 부지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주메이라 센트럴 계획은 2017년 10월 보류됐지만 나무들은 이미 말라죽어 버렸다.

2018년 3월 현장을 방문했더니 59만9338그루 정도만 살아있었다고 한다. 이는 처음 심은 나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2020년 12월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현장 책임자 및 근로자들에 따르면 2018년 3월 살아남았던 나무 가운데 80%가 죽어있었다고 했다. 100만그루 나무 대부분이 말라죽은 것이다. 

두바이의 '100만그루 나무심기'는 개발계획에 밀려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서울시 기후대응 '엉망'...'생태·사회' 지표 대부분 '낙제점'

서울의 대기질과 생물다양성 자원, 재생가능한 깨끗한 물, 에너지 생산, 폐기물 현황 등 렌즈를 분석한 결과 총 41개 지표 가운데 33개가 기준치에 미달

용기 디자인 살짝 바꿨더니...동원F&B, 플라스틱 사용 14톤 절감 기대

동원F&B 동원식품과학연구원은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을 위해 지난 50여년간 사용해왔던 식용유 용기의 서포트링 디자인을 '12각 돌출 구조'로 개선했

[최남수의 ESG풍향계] ESG와 AI의 충돌

인공지능(AI) 시대가 개막했다. 이제 인류의 시간은 인공지능 이전(Before AI)과 이후(After AI)로 구분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AI 기술의 발

전세계 18개 철강사 탈탄소 평가...포스코·현대제철 '최하위'

포스코·현대제철의 탈탄소 전환도가 전세계 주요 철강사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환경단체 스틸워치는 전세계

올해부터 5월 1일 쉰다…'노동절 공휴일법' 본회의 통과

올해부터 5월 1일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KT '박윤영號' 출범...취임하자 곧바로 대규모 조직개편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박윤영 대표이사가 31일 취임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박윤영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

기후/환경

+

녹고있는 북극 영구동토층...'수천년' 묵은 탄소 '세상밖으로'

북극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면서 수천년간 땅 밑에 얼어있던 탄소가 대규모로 방출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애머스트캠퍼스 연구진은 알래

[이번주 날씨] 변덕스런 봄날씨...9~10일 또 비온다

이번주는 비가 내린 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다가 다시 회복하는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이겠다.6일 전국에 비가 내린 뒤 7~8일 대체로 맑겠다. 그러나

7300년 전 대폭발한 日 해저화산…마그마 다시 '부글부글'

7300년전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던 일본 남부 해저의 '키카이 칼데라' 화산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일본 고베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국제학술

개화시기 올해 더 빨라져...'거짓 봄'에 농업·생태계 큰 피해 예상

전세계 곳곳에서 식물이 꽃을 피우고 잎이 싹트는 시기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의 잎이 트는 시기가 빨라지면 작물 피해와 생태계 교란으로

북극 빙하 사라지면...유럽·동아시아 '동시 폭염'

북극 빙하가 녹으면 유럽과 아시아의 폭염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3일 지란 장 박사가 이끈 중국 기상과학원 연구팀은 노르웨이와 러시아

美 오염부지 157곳 기후변화 취약지...독성물질 유출 위험

기후변화로 홍수와 산불이 늘면서, 미국 유해 폐기물 부지에서 독성물질 유출 위험이 커지고 있다.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 감사 결과에 따르면 미 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