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日극우 표적된 서경덕 교수 "욱일기 실체 널리 알리겠다"

김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1 18: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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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의 역사 알려질까 지레 겁먹고 설레발"
"흉흉한 민심 반한감정으로 돌리려 낡은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출처=서경덕 SNS)



"침략의 역사가 올림픽을 통해 전세계에서 회자될까봐 두려워서 그러는 것이다."


21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 극우단체들이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 숙소에 내걸린 '이순신 현수막'을 트집잡은 이유를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날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이순신 현수막을 내리라고 난리치는 것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역사가 알려질까봐 그런 것"이라며 "침략의 역사가 알려지면 일본의 침략전쟁인 2차대전까지 회자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지레 겁먹고 설레발을 치는 꼴"이라는 것이다.

'이순신 현수막'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때 명량해전에서 130척이 넘는 왜적의 배와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고 말한 것을 빗대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쓰여진 것이다. 

우리 선수단은 숙소 앞에서 태극기와 함께 이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에 일본 극우단체들은 발끈하며 선수단 숙소 앞에서 연일 '욱일승천기'를 펄럭거리며 현수막 철거 시위를 벌였다. 

앞서 서 교수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전체 위원들에게 일본의 '욱일기 사용금지'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낸 바 있다. 그런데 한국선수단 숙소에 내걸린 '이순신 현수막'에 맞서 일본 극우단체들이 욱일기 시위를 이어가자, 서 교수는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또다시 항의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서 교수의 이런 활동들이 일본에서 기사화되면서 현재 그는 일본 극우단체들의 표적이 된 상태다. 그는 "니가 무슨 상관이냐는 둥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댓글과 메일로 무차별적으로 보내고 있다"며 "제 딸 사진과 위안부 소녀상 사진을 합성해서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로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만 공격하는 것은 괜찮은데 가족까지 건드리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기막혀 했다.

(출처=서경덕 SNS)

결국 우리 선수단은 '이순신 현수막'을 내리는 대신 '범 내려온다'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순신 현수막' 철거 조건으로 일본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을 금지하는 약속을 받아낸 것은 성과라면 성과였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IOC와 협의하에 이순신 현수막을 내리고 욱일기도 똑같은 조항(올림픽헌장 50조)을 적용하겠다는 문서를 받아두었다고 한다"며 "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극우단체들의 생떼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범 내려온다' 현수막을 놓고 생트집을 잡으며 욱일기 시위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서 교수는 "욱일기 시위는 아직도 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우리 선수들에 대한 겁박이므로, 올림픽위원회는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침략' 역사가 전세계에 알려질까 두려워 '이순신 현수막' 철거를 주장한 일본 극우단체들. 하지만 그들은 전범의 상징인 '욱일기'를 흔들어대고 있으니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일본 극우세력의 모순적인 행동의 이유에 대해 서 교수는 "올림픽 흥행 실패에 흉흉해진 민심을 반한감정으로 돌리려는 낡은 수"라며 "이 상황에 한국을 때리는 것으로 탈출구를 찾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면서 "한국은 이제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2일 유엔무역개발회의는 대한민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한 바 있다. 서 교수의 말처럼 한국의 위상이 다른 나라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 높아진 것이다.

현재 한일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냉랭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림픽에 방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 등 양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지만 접전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서 교수는 "양국 정상들이 대화를 통해 입장차를 좁혀야 한다"면서 "물론 그 방향은 일본 스스로 역사왜곡을 인정하고 사죄하도록 만드는 쪽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극우세력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한 서 교수도 지금 약이 바짝 올라있다. 그는 "반격을 준비중"이라며 "욱일기가 전범기임을 널리 알려서 일본이 다시는 올림픽 경기에서 욱일기를 펼칠 수 없도록 IOC쪽에 계속 항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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