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칼럼] 법무부는 法無部인가?

뉴스트리 / 기사승인 : 2021-05-20 11:17:20
  • -
  • +
  • 인쇄
▲ 박범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법무부(法務部)는 어떤 곳인가. 법무에 관한 사무를 집행하는 기관이다. 법을 위반한 자에게 벌을 주는 행정부서다. 최고 권력기관중 하나다. 영어로는 Ministry of justice다. 정의를 실현하는 부처다. 법무부에는 막강한 힘이 주어진다. 가해자를 처벌한다. 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금하기도 한다.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힘없는 사람은 법에 호소한다. 국가는 이를 위해 법무부에 막강한 권력을 부여했다.

이런 상황은 세계 모든 나라에 동일하다. 북한 등 인권말살 국가를 제외하고는 비슷하다. 법무부 근무자에게는 주어진 권력만큼 책임이 따른다. 최고의 도덕성을 필요로 한다. 특히나 고위급 수장에게는 절실하게 요구된다. 그들에게는 성직자의 깨끗함이 요구된다. 티끌만한 흠결도 있으면 안 된다. 물론 인간이기에 어느 정도 흠은 있을 수도 있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라면 괜찮다.

이처럼 깨끗해야 할 대한민국 법무부의 현실은 어떠한가. 통탄스럽다. 어이가 없다. 기가 차다. 할 말이 없다. 차마 글을 쓰기가 부끄럽다. 장관 차관 검찰총장후보자 서울중앙지검장 모두가 범법행위로 피고인 내지 피의자로 돼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법무부가 법이 없는 法無部로 바뀌었다. 이들의 범법행위는 무얼까.

박범계 법무부 장관. 폭행혐의로 고소돼 있다. 2019년 4월26일 야당당직자를 폭행한 혐의다. 2016년 11월23일 고시생에게 멱살을 잡고 욕설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박범계 장관은 현재 피고인 신분이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 폭행혐의를 받는 피의자다. 지난해 11월 술에 취해 운전기사를 폭행한 혐의다. 운전 중인 기사를 폭행한 것은 중범죄에 해당한다. 이용구 차관은 해당운전자에게 당시 블랙박스 삭제를 요구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럴 경우 증거인멸 교사죄가 추가된다.

김오수 검찰총장. 현재 검찰총장에 내정된 후보자다. 청문회 과정이 남아있다. 검찰은 법무부의 산하 외청이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역시 피의자 신분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팀으로부터 서면조사를 받았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물이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출국금지 사건 수사 당시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성윤 지검장의 당시 직책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다. 이성윤은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기소되는 주인공이 됐다. 사상초유의 피고인 지검장 탄생이라는 오점을 남겼다. 후배 검사들의 신망을 잃어 조직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성윤 지검장은 후배 검사와 유무죄를 따져야 하는 추한 모습을 보이게 됐다.

이런 사람들이 법무부와 검찰의 최고요직에 앉아있다. 법무부 장관과 차관이 범법행위를 했다. 검찰총장 후보자와 서울중앙지검장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이들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있다. 자리에 그대로 눌러 앉아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그리 못할 것이다.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했다. 부끄러운 자리에서 미련없이 떠나야 했다. 인적없는 산 속에서 반성하며 자숙해야 했다. 정의를 실행해야 하는 법무행정의 최고 자리에 있어 더욱 그렇다.

국민들은 이런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정의가 무너진 사회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법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태라 더욱더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은 이제 어디를 믿어야 할까 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안타까움이 있다. 법무부 장관과 차관. 검찰총장 후보자와 서울중앙지검장은 힘없는 국민의 이런 실망감을 알고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차마 필자의 의견을 내기가 두렵다.

국민은 바라고 있다. 법무부가 뜻 그대로 정의의 사도가 되길 원하고 있다. 법무부 조직이 하루빨리 정상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정의가 무너진 법무부의 현실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원망스럽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일원이 된 게 한탄스럽다.


 글/ 김병윤 작가
   춘천MBC 아나운서
   주간야구 기자
   내외경제(현 헤럴드경제) 기자
   SBS 스포츠국 기자
   저서 <늬들이 서울을 알아>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