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서울시 중고생 복장규제'..."교복 안입어도 되나요?"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6 18:58:16
  • -
  • +
  • 인쇄
학생인권조례에서 '복장규제' 단서조항 삭제
▲등교하는 학생들의 사진 (사진=연합뉴스)


여학생 속옷규제 논란을 계기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서 '복장규제' 항목이 사라지면서 일선 학교들의 대혼란이 예상된다. 학교가 학생들의 복장과 두발을 규제할 수 없도록 관련 조항이 삭제되면서, 일부 학생들이 사복입고 등교해도 학교가 제재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임종근 전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장은 19일 뉴스트리와 전화통화에서 "학생인권조례에서 복장관련 조항이 삭제됐다고 해서 학생들이 사복입고 등교하는 등 복장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임 전 위원장은 "교복 문제는 조례와 무관하게 학교에서 정한 규정"이라며 "복장을 자기 마음대로 착용하는 것은 상담이나 선도위원회에서 다루게 된다"고 말했다. 

원래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제12조 2항'에는 '학교의 장 및 교직원은 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복장, 두발 등 용모에 대해 규제하여서는 아니된다. 단 복장에 대해서는 학교 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돼 있었다.

그러나 서울시 일부 여학교에서 학생들의 속옷까지 규제하면서 논란이 일자, 서울시 의회는 학생인권조례의 해당 항목에서 '복장에 대해서는 학교 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이 지난 5일 서울시 의회를 통과하면서 학생들의 복장을 학교가 함부로 규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개정된 조례가 학교내 복장 규칙을 전면 무효화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학생인권조례의 상위법인 '초·중등교육법 제8조'에 따르면 '학교의 장이 학교 규칙을 제정 또는 개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이러한 규칙을 제정할 때 학생, 학부모, 교원의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조례에는 조항이 사라졌지만 상위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 복장규칙을 제정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5일 서울시 의회에서 통과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그렇다면 이번에 개정된 학생인권조례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최근 서울시 관내 129개의 여자 중·고등학교 중 31개교가 속옷과 관련한 학교 규칙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해당 학교는 속옷 착용 의무를 교칙에 명시했다. 일부 학교는 흰색, 검은색, 피부와 비슷한 색 등 착용 가능한 속옷 색상까지 지정하거나 속옷 무늬, 레이스 유무도 제한했다. 이를 위반하면 규칙을 앞세워 벌점을 부과하는 학교도 있었다.

이번에 개정된 학생인권조례는 여학생들의 속옷규정같은 교칙을 없앨 수 있는 근거조항이 된다. 학교 공공복리와 질서유지와 관련없는 '시대착오적'인 학교 규칙들이 사라지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다.

임 전 위원장은 "사실 속옷 규정은 학교질서나 공공복리와 직접 관련이 없다"며 "이번 개정으로 학생들의 개성 실현의 자유를 조례로 명시해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 개정된 조례를 놓고 학교와 학생들의 입장이 엇갈리며 이해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임 전 위원장은 "두발, 복장 및 용모 등의 자율화가 학생인권조례에 명시되면서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지도에 반감을 품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이를 지도하는 교사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 지도에 있어서 교사 개개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