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수출효자 'K푸드'...전세계 '한국 라면·만두·컵밥'에 홀릭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0-12-01 11:12:59
  • -
  • +
  • 인쇄
매출 100대 기업, 올 3Q 해외매출 작년보다 1.6% 늘어
코로나 시대 반도체 수요늘고 K푸드 인기로 수출 증가
반도체와 K푸드가 올 3분기 수출 회복을 이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경제적 위기도 커지고 있지만, 한국의 수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를 이끈 것은 전통의 수출 첨병인 반도체와 떠오르는 효자상품 K푸드였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이 매출 100대 기업들의 해외매출 실적을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 해외매출은 181조904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55% 증가했다.

분기별로 보면 작년에는 3분기 179조1320억원, 4분기 193조1000억원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들어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멈추다시피하면서 상반기에는 수출이 급감했다. 1분기 164조7000만원, 2분기 146조5550만원으로 연속 줄었다. 그러던 것이 3분기에 반전한 것. 올해 3분기 주요 기업들의 해외매출은 전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보다 더 많은 해외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증가세가 일부 업종에 제한됐고, 많은 업종들은 여전히 부진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 생활용품, 통신·SI 등이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밖에 조선·기계 업종이 소폭 늘었다. 반면 건설, 철강·금속, 유통·서비스, 금융 등은 코로나19의 한파가 지속됐다.

특히 개별 기업들의 현황을 보면 업종 내에서도 희비가 갈렸다. 해외 매출이 크게 늘어난 전기·전자와 생활용품 업종을 보면, 전기·전자에서는 반도체 관련, 생활용품에서는 식음료업체가 두드러졌다. 통신·SI업종에서는 계열사의 해외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SDS의 해외매출 증가가 컸다.

전경련 조사 대상 기업 중 전기전자 업종 8개 업체 중에서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해외매출이 크게 늘었다. 두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해외판매(별도기준)는 전년동기보다 15.7%(5조6902억원) 늘었다. SK하이닉스(연결기준)는 19.7%(1조2796억원) 증가했다.

이 두회사의 해외매출 증가분만 약 7조원으로 주요 100개 기업 전체의 증가분인 2조7717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다시 말해 반도체 수출 증가가 다른 부문의 수출 감소를 상쇄하고, 올 3분기 수출 회복을 이끌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한국 라면이나 만두 등 K푸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음식료업체들의 해외매출 증가도 눈에 띄었다.

우선 100대 기업 중 생활용품 부문이 작년 동기보다 11.26% 늘었는데, 이는 CJ제일제당의 수출 증가 효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용품 부문에 속한 기업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등 3곳인데 이 중 CJ제일제당의 해외매출이 전년동기보다 3667억원, 12.55% 증가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년보다 16% 정도 줄었고, LG생활건강은 약 17% 늘었지만 증가분은 975억원으로 크지 않았다.

100대 기업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주요 라면업체들의 해외매출 또한 증가했다. 국내 3대 라면업체 중 해외매출이 가장 큰 곳은 삼양식품으로 올해 3분기 99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1.2% 늘었다. 오뚜기는 13.3% 증가한 605억원, 농심은 1.62% 늘어난 37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식품 업종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언택트 가속화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반도체는 지난해 불황이라는 기저효과가, 식품은 라면이나 만두 등 한국 음식의 글로벌 인기가 수출 증가의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K푸드의 인기는 올해 중국 광군제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라면, 만두, 컵밥, 죽 등 K-푸드도 인기를 끌면서 식품업체들도 광군제에서 예년보다 많은 매출을 올린 것. 지난해 광군제에서 국내 식품업체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업체인 삼양식품은 올해 약 8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광군제 매출 42억원의 2배 이상이다.


CJ제일제당은 광군제 행사로 중국에서 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3억원의 2.3배에 달하는 규모다. 비비고 만두는 현지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만두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비비고 김치찌개 역시 징동에서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310% 뛰었다.

농심은 광군제 당일인 지난 11일 하루 15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려 작년 광군제 때보다 30% 증가했다. 신라면·안성탕면·너구리 등 농심 대표 제품 8종으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

CJ제일제당측은 "한국 음식의 글로벌화, 현지화를 통해 미국,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식품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비비고' 브랜드를 국내 및 글로벌 대형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냉동식품 가공업체를 인수한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광복적금부터 기부까지...은행들 독립유공자 후손돕기 나섰다

최고금리 8.15%에 가입만 해도 독립유공자 단체에 815원 기부되는 등 시중은행들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지원에 나서고 있다.8일 KB국민·신

SK이노·카카오·빙그레...광복 80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한뜻'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독립유공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최남수의 ESG풍향계] 삼성전자vsTSMC...ESG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이고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글로벌 선두권

ESG평가원 "포스코, 계열사 잇단 인명사고...ESG등급 하락 전망"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인명사고로 인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

한전, 2028년 사채발행한도 초과한다..."화석연료 탈피해야"

한국전력공사의 취약한 채무구조가 고착되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2028년까지 사채발행한도가 초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기후/환경

+

日 규슈 400mm '물폭탄'…잠기고 무너지고 '아비규환'

11일 일본 규슈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침수와 산사태, 하천 범람 피해가 잇따르며 사망·실종자가 속출했다. 일본기상청은 구마모토현 다

캐나다 1주일째 '활활'...720건 넘는 산불에 '속수무책'

캐나다가 1주일째 대형산불로 신음하고 있다.10일(현지시간) 캐나다산불센터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725건의 산불이 진행중이다. 연방 정부는 군과

튀르키예 규모 6.1 지진...200km 떨어진 이스탄불도 '흔들'

튀르키예 서부 발르케시르 부근에서 10일 오후 7시 53분쯤(현지시간)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이날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에 따르면 지진의

"韓 10대 기업 폭염 책임액 161조원...발전5사가 58% 비중"

지난 13년간 전세계 폭염으로 인한 피해에서 국내 10대 기업들이 차지하는 책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61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161조원 가운데

하늘의 공포 '난기류'...가장 심한 항공 노선은 어디?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더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에서 난기류가 가장 심한 항공노선은 193km 거리의 아르헨티나 멘도사-칠레 산티아고 노선인 것으

EU, 해외 탄소크레딧 구매로 탄소감축?..."탄소투자 위축" 비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문가들의 자문도 거치지 않고 개발도상국 등 해외에서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