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2분 급속충전 가능?...'리튬금속' 상용화 걸림돌 해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4 11: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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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금속 배터리 상용화 난제 해결 AI 생성이미지 (출처=카이스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더 오래가고 빨리 충전할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리튬금속(Lithium Metal) 배터리의 상용화를 가로막았던 기술적 난제가 풀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팀과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팀, 고려대학교 곽상규 교수팀은 리튬금속 배터리의 가장 큰 난제인 '계면 불안정성'을 전자 구조 수준에서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계면 불안정성'은 배터리를 충·방전하는 과정에서 전극과 전해질이 맞닿는 경계면이 고르게 유지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로 인해 리튬이 바늘처럼 자라나는 '덴드라이트'가 형성되는데, 이 덴드라이트는 배터리 수명을 저하시키고 내부 단락 심지어 화재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리튬금속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로 꼽히지만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배터리 전해질에 '티오펜(Thiophene)'을 첨가해 전극 표면에 리튬이온이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지능형 보호막'을 구현했다. 이 보호막은 전자 구조가 스스로 재배열되는 특징을 갖는다. 마치 교통량에 따라 차로를 조정하는 스마트 교통시스템처럼, 리튬이온이 이동할 때마다 보호막 내부의 전하 분포가 유연하게 변하며 최적의 통로를 만들어준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FT)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규명했으며, 기존 상용 첨가제보다 훨씬 뛰어난 안정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고속충전 환경에서도 덴드라이트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배터리 수명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팀은 실시간 원자간력 현미경(In-situ AFM)을 활용해 나노미터 수준에서 배터리 내부를 직접 관찰했다. 높은 전류 조건에서도 리튬이 표면에 균일하게 쌓이고 제거되는 것을 확인해 기계적 안정성까지 입증했다.

이 기술은 리튬 인산철(LiFePO4), 리튬 코발트 산화물(LiCoO2), 리튬 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 (LiNixCoyMn1-x-yO2) 등 현재 널리 쓰이는 다양한 배터리 양극 소재에 사용할 수 있다. 이는 특정 배터리 유형에 한정되지 않고 기존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전반에 폭넓게 적용 가능해,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리튬금속 배터리 상용화를 가로막던 최대 장벽인 초고속(12분 내 빠른 충전과 8mA/cm2 이상의 고전류 구동을 동시 구현) 충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초장거리 전기차는 물론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차세대 고밀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고성능 배터리가 필요한 다양한 미래산업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남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소재 개선이 아니라 전자 구조를 설계해 배터리의 근본 문제를 해결한 성과"라며 "고속충전과 긴 수명을 동시에 구현하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인포맷(InfoMat)' 2월 2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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