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초 빛으로 3000℃까지...수소 생산효율 6배 높였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0 09:35:19
  • -
  • +
  • 인쇄
▲ACS 9월호 속표지 논문 이미지

빛을 단 0.02초 비춰 3000℃의 초고온을 구현하고 수소 생산 촉매를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 기술은 에너지는 1000분의 1만 사용하고 수소 생산효율은 최대 6배까지 높일 수 있어, 미래 청정에너지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돌파구로 평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과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 연구팀은 강력한 빛을 짧게 쬐어주는 것만으로 고성능 나노 신소재를 합성하는 '직접접촉 광열처리'(Direct-contact photothermal annealing) 합성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빛을 0.02초만 비춰도 순간적으로 3000℃의 초고온을 만들어내는 촉매 합성기술을 개발했다. 이 열을 단단하고 잘 반응하지 않는 '나노다이아몬드'(nanodiamond)에 쪼이면 전기가 잘 통하고 촉매로 사용하기 좋은 고성능 탄소 소재인 '탄소 나노어니언'(Carbon Nanoonion)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바꿔준다. 이는 기존 열선 가열 기반의 열처리 공정보다 에너지 소비를 1000분의 1로 줄이는 동시에 공정 속도는 수백배 이상 줄여준다.

더 놀라운 점은 이 과정에서 전환된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금속 원자를 하나하나 달라붙게 만들어 촉매 기능까지 동시에 구현한다는 사실다. 즉 '빛 비추기'로 구조를 바꾸는 것뿐 아니라 그 재료에 기능까지 부여하는 일석이조의 촉매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직접접촉 광열처리를 통한 탄소 나노어니언 전환 모식도 (자료=카이스트)

'탄소 나노어니언'은 탄소 원자가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쌓인 초미세 구형태의 소재로, 전기 전도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나 촉매를 지지하는데 적합하다. 하지만 기존에는 탄소 나노어니언을 합성한 뒤 다시 촉매를 부착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고, 열선으로 가열하는 기존 열처리 방식은 에너지 소모가 크고 시간이 오래 걸려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빛 에너지를 열로 전환하는 '광열효과'(Photothermal effect)를 이용했다. 탄소 나노어니언의 전구체인 '나노다이아몬드'에 빛을 잘 흡수하는 검은색 '카본블랙'을 섞은 뒤, 제논 램프로 강한 빛을 터뜨리는 방식을 고안한 것이다. 그 결과 단 0.02초만에 나노다이아몬드가 탄소 나노어니언으로 전환된다.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에서도 이 과정이 물리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이 플랫폼은 탄소 나노어니언 합성과 단일원자 촉매 부착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백금과 같은 금속 전구체를 함께 넣으면 금속들이 원자 단위로 분해되는 '단일원자 촉매'로 갓 생성된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즉시 달라붙는다. 이후 빠른 냉각 과정에서 원자들이 뭉치지 않아, 소재 합성과 촉매 기능화가 완벽히 통합된 단일 공정으로 완성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백금(Pt), 코발트(Co), 니켈(Ni) 등 8종의 고밀도 단일원자 촉매를 성공적으로 합성했다.

이번에 제작된 '백금 단일원자 촉매–탄소 나노어니언'은 기존보다 6배 효율적으로 수소를 만들어내면서도 훨씬 적은 양의 고가 금속으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다.

김일두 교수는 "강한 빛을 0.02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쬐어 3000℃까지 상승시키는 직접접촉 광열처리 기술을 최초로 구현했다"며 "기존 열처리 대비 에너지 소비를 1000배 이상 줄인 초고속 합성–단일원자 촉매 기능화 통합 공정은 수소 에너지, 가스 센서, 환경 촉매 등 다양한 응용 분야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도경 박사과정(KAIST 신소재공학과), 신하민 박사(KAIST 신소재, 현 ETH Zurich 박사후연구원), 차준회 박사(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현 SK hynix 연구원)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최성율 교수(전기및전자공학부)와 김일두 교수(신소재공학과)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R&D 기반구축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나노종합기술원 반도체–이차전지 인터페이싱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 및 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 발간 'ACS Nano' 9월호 속표지(Supplementary Cover) 논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하나금융, 20억 규모 'ESG 더블임팩트 펀드' 참여기업 모집

하나금융그룹이 ESG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매칭펀드 참여기업 모집에 나선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사회혁신기업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2026 하나 ESG

'20만전자' 회복한 삼성전자...1200명 모인 주총장 '축제 분위기'

중동 전쟁으로 꺾였던 주가가 '20만전자'를 회복한 18일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장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1년전 반도체 사업부진 등으로 성토장이

AI 열풍에 빅테크 탄소배출권 구매 '폭증'...MS가 '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구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이 가속화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탄소배

쿠팡에 칼 빼든 노동부...과로사·산재은폐 등 의혹에 '산업안전감독'

고용노동부가 16일 쿠팡을 대상으로 산업안전감독에 착수하고 과로사 및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을 조사한다.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개최한 '산업

'슈퍼주총' 시즌 자사주 소각 서두르는 기업들...기업가치 개선될까?

3월 '슈퍼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은 보유하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기후/환경

+

'슈퍼 엘니뇨'가 다가온다…2027년 '역대 최고기온' 예고

오는 2027년 엘니뇨 영향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다.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지난해 대형 메탄누출 사고 4400건..대부분 석유·가스 시설

지난해 시간당 100kg 이상의 메탄이 누출되는 대형사고가 4400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UCLA) 연

[영상] 3월인데 또 '겨울폭풍' 강타한 美…폭설·한파·토네이도 '동시발생'

올 1월 강력한 겨울폭풍이 덮쳤던 미국에 또다시 겨울폭풍 '아이오나(Iona)'가 덮치면서 50만가구가 넘게 정전 피해를 겪고 있고, 항공편 수천편이 운항

'기후변화' 기대수명 단축시킨다...폭염으로 운동량 감소

기후변화로 폭염일수가 증가하면 신체활동이 크게 줄어들어, 궁극적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을 크게 단축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16

[날씨] 中 산불 연기가 국내까지...전국 미세먼지 '극심'

중국 랴오닝성에서 발생한 산불의 연기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대기를 탁하게 만들고 있다.17일 수도권과 강원영서·충청·호남·영남 등 제

남호주 해안 '죽음의 바다'...1년째 적조현상에 해안생물 '멸종위기'

일반적으로 몇 주 안에 사라지는 독성조류가 호주 남부 해안에서 1년 넘게 이어지면서 780종에 달하는 해안생물이 멸종하거나 서식지를 떠나는 등 전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