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 상용화에 한발짝…'전고체 전지' 열화 원인 규명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4 17:08:59
  • -
  • +
  • 인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 샘플(사진=삼성SDI)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전고체 전지'(ASSB)의 구조적 손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되면서 상용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김동혁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와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정성균 교수팀, 포스텍 홍지현 교수팀은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기반 전고체 전지의 양극·전해질 계면 안정화 기술을 개발하고, 전지 열화(분해 반응) 원인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전고체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 전지와 달리 가연성 액체 전해질 대신 불연성 고체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폭발 위험성이 없고, 보다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보니 '꿈이 배터리'로 불린다. 지난 9월 발생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도 노후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원인이었던만큼 전고체 전지가 하루빨리 상용화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고체 전지는 양극과 고체전해질이 직접 맞닿는 경계면에서 화학적 분해와 구조적 손상이 발생해 성능과 수명이 빠르게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 디플루오로포스페이트(LiDFP)를 활용해 양극 표면에 얇은 코팅층을 형성한 모델 시스템을 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고체 전지의 열화 거동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코팅층이 적용된 양극에서는 화학적 열화가 크게 억제됨과 동시에 리튬이온 교류가 문제없이 이뤄지는 것이 확인됐다. 또 구조적 손상 역시 특정 부분에 집중되지 않고 전극 전반에 고르게 나타나면서 높은 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전고체 전지 열화가 단일 요인이 아닌 화학 반응·구조 변화·기계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규명해냈다. 이같은 분석은 향후 전고체 전지 상용화 설계의 새로운 기준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들과 달리, 코팅층이 단순히 표면을 덮는 보호막에 머무르지 않고 계면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을 억제하는 동시에 리튬이온 전달 경로를 유지하는 핵심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데 의의가 있다. 이는 코팅 소재가 전지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리튬이온 전도 특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박찬현 박사는 "이번 연구는 코팅층이 단순한 보호막이 아니라 리튬이온 이동을 돕는 통로로써 기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전고체전지 열화현상 이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전고체 전지 성능저하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고성능·장수명 전지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함으로써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했다.

유니스트·서울대·포스텍 공동연구진은 향후 다양한 고체전해질 소재와 양극 계면 조합을 검증해 폭발없는 고안정성 배터리 실현을 위한 차세대 전지 설계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이다.

한국연구재단 기술혁신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권위적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0월 3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그룹, 국내 김 전문기업 '성경식품' 100% 인수

삼천리그룹이 국내 대표 김 전문기업인 '성경식품'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지도표 성경김'으로도 널리 알려

쿠팡 "자체조사 아니다...정부 지시 따른 공조 수사"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셀프조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쿠팡이 "자체조사 아니다"면서 "정부 지시에 따른 공조수사였다"고 반박했다.쿠팡은 26일 입장

"니들이 왜 조사해?"…쿠팡 '셀프조사'에 시민 반응 '싸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외부로 정보가 전송된 정황이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론이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26일 온라인 커

쿠팡 '셀프조사' 발표에 뿔난 정부...제재강도 더 세지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자를 특정했으며 유출정보가 외부로 전송된 정황은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정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한 쿠

기부하면 금리 'UP'...하나은행 '행운기부런 적금' 한정판매

하나은행은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ESG 특화 금융상품 '행운기부런 적금'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이 적금은 하나은행과 한국맥도날드의 생활금융

현대차·기아, 탄소감축 목표 SBTi 승인...英 전기차 보조금 요건충족

현대차·기아는 지난 4일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단계로서의 온실가스 배출감축 계획에 대한

기후/환경

+

"탈탄소화 빨라졌다"…올해 에너지전환 투자규모 2.2조달러

올해 전세계 에너지전환 투자규모가 약 2조2000억달러(약 3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막대한 자금이 청정에너지로 투자되면서 전세계 탈탄소화

전자칠판부터 프라이팬까지...친환경 표시제품에 10종 추가

친환경 표시제품에 전자칠판과 프라이팬, 헤어드라이어 등 일상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10개 제품군이 추가됐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

2년만에 닥친 '대기의 강'...美캘리포니아 이틀간 '물폭탄'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가 '대기의 강' 현상으로 물난리를 겪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날 내린 폭우로 일부 지역에 돌발홍수가 발생

[주말날씨] 전국이 '냉동고'...칼바람에 체감온도 -20℃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여기에 바람까지 거세기 불어서 체감기온이 영하 20℃까지 뚝 떨어졌다. 올들어 가장 추운 이번 한파는 27일까지 이어지겠다.2

[ESG;스코어] 경기도 31개 시군...온실가스 감축 1위는 '의왕'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경기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감축한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의왕시'로 나타났다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