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곡할 노릇'...KT 가입자들 새벽마다 소액결제 피해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9 15:14:43
  • -
  • +
  • 인쇄
▲최근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KT(사진=연합뉴스)

KT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새벽 시간대에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경기 광명시뿐 아니라 서울 금천구와 경기 부천까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사실이 처음 알려진 이후 수일이 지났지만 범행 수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어서 KT 가입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SK텔레콤 해킹 사태처럼 대규모 피해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경찰과 KT에 따르면 지난 8월 말부터 최근까지 경기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경기 부천시 등에서 KT 가입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모바일 상품권 구매 등이 이뤄지며 휴대폰 소액결제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경기 광명시에선 61건으로 3800만원 규모, 서울 금천구에선 13건으로 780만원 규모, 경기 부천시에선 5건으로 411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모두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초기에는 지역기반 악성코드가 숨겨진 앱을 통한 스미싱으로 추측됐으나, 현재까지 관련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일부 피해자들은 카카오톡 메신저가 강제 로그아웃됐거나 본인인증 앱 '패스'(PASS)가 통제된 정황도 나타나 의문점이 커지고 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KT 가입자라는 점을 제외하면 단말기 기종이나, 개통 대리점, 이용 패턴 등에서 공통점이 발견되지 않아 범행경로에 대한 뚜렷한 단서가 나오고 있지 않다. 수사팀은 피해자들의 앱이 제멋대로 통제된 점을 들어 복제폰 악용, 중계기 해킹, 중간자 공격(MITM) 등 다양한 가능서을 열어두고 원인 규명에 나서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지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단서조차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자 KT 가입자들은 불안감과 불만을 표하고 있다. KT 가입자인 허모(33)씨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피해 본 사람이 모두 KT 가입자라는 소식을 보고 즉시 소액결제를 차단했다"며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 아닐 것 같아서 통신사를 바꿔야 할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 SKT 해킹 사태처럼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대리점 운영자는 "SKT 해킹 때처럼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건 아니기 때문에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진 않고 있다"면서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지난 유심 해킹 때처럼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글들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했다.

KT는 이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무단 소액결제 사건과 관련해 사이버 침해사실을 신고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해킹 등 침해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인지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사고 발생 일시, 원인 및 피해 내용 등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나 KISA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를 접수한 KISA와 이 사건을 병합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KT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한 KT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상품권 소액결제 한도를 축소하고, 소액결제 비정상 패턴을 실시간 탐지·차단하는 시스템을 강화했다. 아울러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납부 보류 조치와 상담 지원, 전용 고객센터 운영 등 긴급 보호 조치에 나섰다.

KT는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수사기관 및 관계 부서와 긴밀히 협력해 신속히 상황을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고기는 일주일 한번"...'지구건강식단' 하루 사망자 4만명 줄인다

고기를 적당히 먹어도 식량 부문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전세계 사망자를 최소 4만명씩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요

유럽의 녹지, 매일 축구장 600개만큼 사라진다

유럽 대륙의 녹지가 개발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기후대응 촉구한 교황...트럼프 겨냥한듯 "지구 외침에 귀기울여야"

교황 레오 14세가 사실상 기후회의론자들을 겨냥해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교황은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생태

"산불특별법, 산림 난개발 우려...대통령 거부권 행사해야"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산불방지법'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환경운동연

[연휴날씨] 강풍 동반한 '비소식'...보름달은 구름 사이 '빼꼼'

추석연휴 초반에는 남부지방과 제주를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비가 예보됐다. 추석 당일 보름달 보기는 쉽지 않겠다.서해상에서 저기압이 형성되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