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냉동보관 3개월 넘지 마세요'...33가지 부패물질 확인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7 14:46:15
  • -
  • +
  • 인쇄

냉동실에 닭고기를 3개월 이상 보관하면 부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대학교 동물응용과학과 장애라 교수 연구팀과 국립축산과학원, 충남대학교는 영하 20℃에서 270일간 냉동보관한 한국토종닭과 상업육계에서 부패 지표 냄새물질, 이른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33종을 확인했다고 최근 국제학술지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기에서 증발되는 휘발성 성분을 수집해 총 41종의 VOC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33종이 저장기간에 따라 농도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산화도와 육질 저하와도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1-옥텐-3-올'은 저장 90일 차부터 등장해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저장 말기에는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 물질은 버섯이나 흙냄새로 알려져 있으며, 지방산 분해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부패 지표다.

'벤젠아세트알데하이드'는 꽃향기 또는 인공적인 단내를 띠지만 고기에서 나타날 경우 부패 신호로 간주된다. 이외에도 '헥사데카날', '논날', '데카노익산' 등은 냉동 저장 말기에서 급증했으며, 육질의 색 변화도 함께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들 냄새 성분은 대부분 지방 산화에 의해 생성되며, 닭고기 색상 저하와 해동 후 육즙 손실과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토종닭은 고도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VOC 발생이 더 복잡하고 다양했다.

또한 토종닭에서 VOC 변화가 더 뚜렷했고, 최대 5.3배 많은 종류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유전적 특성과 지방산 조성이 달라 품질변화 과정도 다르다"며 "토종닭 특유의 향 성분이 보관 중 산패와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애라 교수는 "고기에서 특정 냄새 성분이 급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품질 저하를 예측할 수 있다"며 "냄새물질 분석 기반의 '냉동육 품질 경고 시스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토종닭 육질 고급화 전략이나 장기 수출 시 품질 관리 지표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VOC를 활용한 고기 신선도 측정 기술이 향후 상용화되면 소비자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Poultry Science' 7월 3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쿠팡 '비닐봉투' 사라지나?...지퍼 달린 다회용 '배송백' 도입

쿠팡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에 이어, 일반 제품 배송에서도 다회용 '에코백'을 도입한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인천, 부산, 제

삼성, 수해 복구에 30억 '쾌척'…기업들 구호손길 잇달아

삼성그룹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원을 21일 기부했다.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

삼성전자-LG전자, 침수지역 가전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침수된 가전제품 세척과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8일부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美 북동부 폭풍 '노이스터' 위력 17% 증가

지구온난화로 미국 북동부 지역의 폭풍 위력이 증가하고 있다.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기후학자 마이클 만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940년 이후 올

해변을 지켜야 vs 해변가 집을 지켜야...해수면 상승으로 '딜레마'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미국 곳곳의 해변이 조금씩 바다에 잠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6세기 로마법에 뿌리를 둔 '공공신탁' 개념이 다시 주목

맥주병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플라스틱병보다 많은 이유

유리병에서 플라스틱병보다 5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프랑스 식품환경산업안전보건청(ANSES)은 생수, 콜라, 맥주, 와인이 담긴 플라스틱병과

'동토의 북극' 옛말되나?...겨울에 물웅덩이 생기고 새싹 돋아

한겨울에 눈이 뒤덮여있어야 할 북극에서 물웅덩이가 생기고 눈이 녹은 땅위에서 새싹이 돋는 희귀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학자들은 북극의 겨

김성환 환경장관 "도전적·합리적 탄소감축 목표 수립하겠다"

김성환 신임 환경부 장관은 '도전적이면서 합리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김성환 장관은 22일 취임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2035 국

'극한호우'에 농경지 2.9만㏊ 침수되고 가축 175만마리 폐사

서산과 광주, 산청 등을 물바다로 만들었던 이번 집중호우로 경작지 2만9448헥타르(㏊)가 물에 잠겼다. 이는 축구장 4만1000여개에 달하는 면적이다.농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