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극 펭귄들의 배설물(guano)에서 방출되는 암모니아가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핀란드 헬싱키대학 매튜 보이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남극 아델리펭귄(Pygoscelis adeliae) 서식지 인근의 대기 중 암모니아 농도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남극은 기후변화로 해빙(sea ice) 감소 등 위험에 처한 지역으로, 남극에 서식하는 펭귄도 남극 온난화로 인해 서식지를 위협받고 있다.
펭귄은 다른 바닷새들과 함께 남극 지역의 주요 암모니아 배출원이다. 암모니아는 해양 미생물이 배출하는 황 화합물 등과 반응해 구름의 씨앗이 되는 에어로졸을 형성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구름은 대기에서 단열층 역할을 해 지표면 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해빙 범위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펭귄과 남극 기후 사이의 구체적인 상호작용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23년 1월 10일부터 3월 30일까지 아델리펭귄 6만여 마리가 사는 남극 시모어섬 서식지에서 8㎞ 떨어진 마람비오 기지(Marambio Base) 근처에서 공기 중 암모니아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바람이 아델리펭귄 서식지 쪽에서 불어올 때 암모니아 농도가 평소(10.5ppt)보다 1000배 이상 높은 13.5ppb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모니아는 2월 말 펭귄들이 이 지역을 떠난 후에도 배설물에서 계속 방출돼 농도가 평소보다 100배 이상 높게 유지됐다.
또 암모니아 농도 증가가 에어로졸 입자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펭귄 서식지 쪽에서 바람이 불 때 에어로졸 입자의 수와 크기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바람 방향이 바뀐 지 3시간 후 안개 발생이 관측됐다며 이는 암모니아 가스와 그로 인한 에어로졸 입자 농도 증가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펭귄 배설물에서 자연 발생하는 디메틸아민(dimethylamine)도 입자 형성 초기 단계에 관여해 입자 형성 속도를 최고 1만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펭귄 배설물이 남극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펭귄 및 바닷새와 이들의 서식지를 기후변화로부터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뮤니케이션스 지구 &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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