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22일만에 尹 파면…헌재 '전원일치' 인용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4 11:39:47
  • -
  • +
  • 인쇄
▲4월 4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22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4일 오전 11시 22분께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탄핵 심판 선고 주문을 읽였다. 파면 효력은 즉시 발생해 이를 기점으로 윤 전 대통령은 직위를 잃었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14일 사건 접수이후 111일만인 이날 종국 결정이 내려지며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가운데 최장 심리 기록을 세웠다.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사상 초유 현직 대통령 체포·기소 등 형사재판도 별개로 이뤄지며 변곡점마다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국회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후 두 차례에 걸친 탄핵안 투표 끝에 12월 14일 윤 전 대통령을 탄핵소추하고 사건을 헌법재판소에 접수했다. '신속 심리' 방침을 밝혔던 헌재는 2번의 변론준비와 11번의 정식 변론을 열고 국무위원, 경찰 수뇌부, 군 관계자 등 총 16명의 증인을 불렀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고, 이틀 뒤 열린 3차 변론부터는 헌재 심판정에 직접 출석했다. 이후 2월 25일 열린 마지막 변론에서는 약 70분간 최종 의견을 진술하며 직무 복귀 의사와 개헌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헌재가 헌법재판관 8인 체제로 심리를 이어간 것도 큰 변수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가 합류할 경우 이미 변론을 마무리한 헌재가 변론을 갱신해 '9인체제'로 선고할지, 마 후보자를 제외한 채 선고할지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오갔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 변론종결 이틀 뒤인 2월 27일 국회가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상대로 낸 '마 후보자 불임명' 관련 국회의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로 인용하며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은 것이 국회 권한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또 헌재는 지난달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청구도 기각하면서도 마 후보자 불임명이 위법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 총리와 최상목 부총리 모두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며 헌재는 이날 '8인 체제'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하게 됐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입장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사진=연합뉴스)

탄핵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와 형사재판도 별도로 이뤄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이 수사권을 놓고 부딪혔고, 윤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 산정 방식을 놓고 수사기관과 법원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심리가 길어지고 형사재판이 진행되면서 초기 탄핵 인용을 점치던 목소리가 컸던 여론도 기각·각하 주장이 제기되며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지난 1월 19일에는 서울서부지법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하자 지지자들이 청사 정문과 유리창을 깨부수며 난입해 집기와 시설물을 파손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헌재가 변론을 종력한 뒤 재판관 평의를 계속하던 지난달 7일 서울중앙지법이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하며 사건은 또 다른 변곡점을 맞았다. 당시 재판부는 구속기간 산정 방식, 수사권 문제 등과 관련해 절차의 명확성, 수사과정의 적법성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이튿날 석방됐다.

법조계는 형사재판의 구속취소 결정이 탄핵심판에 직접적으로 끼칠 영향은 적다고 전망했으나 절차적 문제에 대한 헌재 고심이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수사기록의 증거능력 문제 등을 들어 심판에 절차적 흠결이 있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침묵을 지키며 고심을 거듭하던 헌재는 변론 종결 35일 만인 지난 1일 선고기일을 발표했고,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22일이 지난 이날 탄핵심판을 인용하면서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파면 인용에 환호하는 시민들(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코오롱 사장단 임원인사...40대 신규임원 대거 발탁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에 코오롱ENP 김영범 사장을 내정하는 등 코오롱그룹이 24일 올해 정기인사를 일찌감치 단행했다.신임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러쉬,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용기 도입...글로벌 뷰티업계 최초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글로벌 뷰티업계 최초로 '오션 플라스틱 방지 인증(Prevented Ocean Plastic™, 이하 POP)' 용기 비중을 늘

해킹 피해 안당했다더니...LG유플러스 서버도 뚫렸다

LG유플러스도 서버가 해킹 당한 정황을 사이버 보안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3사가 모두 사이버침해를 당했다.23일 연합뉴스는 LG유플러스

LG CNS, 난민 돕는다...유엔난민기구에 AI법률지원 서비스 기부

AX전문기업 LG CNS가 유엔난민기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난민 법률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를 기부한다고 23일 밝혔다. AI 기술을 통해 법률서비

대한항공, 캐나다 2대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확보 완료

대한항공이 캐나다의 2대 항공사인 웨스트젯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웨스트젯의 지배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및

기후/환경

+

'슈퍼태풍' 배후는 석유기업?..."소송으로 기후책임 묻는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소송을 당하거나 패소하는 등의 사회적 책임이 가해지고 있다. 필리핀의 슈퍼태풍에서 살

막가는 트럼프 행정부...북극곰 서식지에 석유시추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래스카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ANWR) 전역에 석유·가스 시추를 할 수 있도록 승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23일(현지시

美플로리다 산호...유례없는 해양 열파에 사실상 '멸종단계'

미국 플로리다의 산호초가 기후변화로 사실상 멸종단계에 이르렀다.24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시카고의 셰드수족관 연구팀은 플로리다주 해안에 서

기후재난 절반이상 발생하는 아시아...기후 대응정책 '시험대'

폭염·가뭄·홍수 등 기후재난이 잇따르자 아시아 각국이 적응 중심 대응에 나섰다.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아시아미디어센터(Asia Media Centre

끝나지 않은 더위에 日 농업 직격탄…벼·과일·채소 수확량 급감

일본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면서 벼와 과일, 채소의 생산량과 품질이 급감하고 있다. 쌀값이 2배 이상 치솟았던 일본에서 기후변화로 농산물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