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경고..."기후대응 안하면 2100년 금융손실 46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8 15:25:48
  • -
  • +
  • 인쇄
▲한국은행-금융감독원 공동 기후금융 콘퍼런스에서 발언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사진=연합뉴스)

국내 금융권에서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2100년에 이르러 금융권 누적손실이 46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8일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기후금융 컨퍼런스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보험사에 대한 하향식 기후변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기후위기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한은과 금감원, 기상청 그리고 14개 금융사가 협력해 공동으로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기후정책 변화에 따라 온도 상승 억제 목표를 1.5℃ 대응, 2.0℃ 대응, 지연대응, 무대응 등 4개의 시나리오로 분류했다. 1.5℃ 대응은 전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고, 2.0℃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현시점 대비 80%로 감축하는 것이다. 지연대응은 2030년부터 탄소정책을 도입하는 것, 무대응은 전세계가 별도 기후대응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다.

14개 금융기관을 상대로 각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아무런 기후대응에 나서지 않을 경우 폭염·폭우 피해 증가 등의 영향이 커지면서 예상 손실규모가 45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각 대응에 나서지 않는 지연대응에서는 급격한 탄소감축 정책 적용으로 '전환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40조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됐다.

이에 비해 1.5℃, 2.0℃ 시나리오의 경우 초기 전환 리스크로 인해 손실은 발생하지만 예상손실 규모는 27조원 내외로 무대응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한은은 기후리스크 감축을 위해 은행은 신용손실에 대해, 보험사는 시장손실에 대해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목했다. 또 업종별로는 무대응시 식료품, 음식점, 건설, 부동산 등의 리스크가 커지며 기후대응 정책 시행 시에는 철강, 금속가공제품, 시멘트 등에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최근 미국의 파리협약 탈퇴 이후 기후위기에 대한 전세계 공조가 약해지면서 지연대응 혹은 무대응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재윤 한은 기후리스크분석팀 과장은 "기후리스크는 은행·보험사의 건전성과 금융안정을 훼손시키는 핵심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융기관이 대응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테스트 의무화, 예상 외 손실에 대한 대비 강화, 녹색·적응 투자 활성화 등을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기후/환경

+

서울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 4.2℃까지 차이...이유는?

서울지역 한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도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가 최대 4.2℃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숲의 면

[주말날씨] 백두대간 서쪽은 '찜통더위'...동쪽은 '더위' 꺾여

이번 주말에도 백두대간 서쪽과 내륙은 체감온도가 35℃를 넘나드는 '극한폭염'이 이어지겠다. 곳곳에서 낮동안의 폭염의 영향으로 밤에도 기온이 내

'참치' 늘고 '오징어' 줄고...뜨거워진 동해안 어종 바뀌고 있다

동해안은 전세계 연안에 비해 수온이 3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탓에 어종도 바뀌고 있다.연일 35℃가 넘는 폭염이 한창인 10일 오후 3시 동해안의 수온

"기후에너지부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후재정 혁신해야"

정부가 기후예산을 재설계하지 않고 기후에너지부를 개편하는 것만으로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10일 기후재정포럼

'불판'으로 변한 지구…40℃ 폭염이 일상화 되려나

지구촌 곳곳이 '불판'처럼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 한여름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유럽과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의 한낮 기온이 40℃를 넘나들고 있다. 지

수백명 희생된 美 텍사스주 대홍수 나흘만에 뉴멕시코도 '홍수'

미국 텍사스주에서 대홍수 참사가 발생한지 나흘만에 이번에 뉴멕시코주에서 홍수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