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먹고 자란 바닷새 '알츠하이머병' 증상 보인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3 14: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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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발슴새 (사진=위키백과)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한 바닷새가 새끼에게 먹이고, 그렇게 플라스틱을 먹고 자란 새끼 새는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뇌 손상을 입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호주 태즈매니아대학 연구팀은 어린 붉은발슴새를 분석한 결과,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닷새 새끼에게 위 점막손상, 세포 파열, 신경 퇴화 등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둥지에 머무는 붉은발슴새 새끼 수십마리를 조사한 결과 이들 뱃속에 상당량의 플라스틱이 축적돼 있다고 밝혔다. 모두 부모새의 실수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인 것이다.

이에 혈액검사를 해보니 겉보기에는 멀쩡한 새들도 위, 간, 신장, 뇌가 플라스틱에 손상을 입는 등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알릭스 드 저지 태즈매니아대학 박사과정 연구원은 "혈액 검사에서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환자들과 매우 유사한 단백질 패턴을 발견했다"며 이는 어린아이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붉은발슴새는 플라스틱 오염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 가운데 하나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붉은발슴새 새끼 한 마리에서 400개 이상, 전체 체중의 5~10%를 차지하는 양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

붉은발슴새는 호주의 로드 하우 섬과 일본 사이를 오가는 철새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이 장거리 이동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지적이다. 새끼 새가 이동 전 일부 플라스틱을 토해낸다 해도 삼킨 양이 너무 많아 역부족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드 저지 연구원은 "새들이 특히 뇌와 신경에서 플라스틱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이들에게는 거의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지만 겉보기엔 건강해보여 더욱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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