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이 이달 17일부터 신라면과 안성탕면 등 가격을 일제히 올리기로 함에 따라, 삼양식품과 오뚜기 등 다른 라면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농심은 "그동안 라면과 스낵 원가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팜유와 전분류 등의 구매비용이 증가했지만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 등을 통해 견뎠다"면서 "하지만 이로 인해 경영여건이 더 악화되기전에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농심 신라면 등 14개 라면 브랜드와 3개 스낵 브랜드의 출고가가 평균 7.2% 인상된다.
사실 라면업계는 원재료값 인상에 따라 지난 2022년 8~9월 사이에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원자재값이 폭등한 데다, 기상이변까지 겹치면서 곡물 수확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밀 자급률이 1% 미만인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당시 농심과 오리온 등 라면과 스낵업체들은 원가부담을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3년 정부는 '밥상물가' 안정을 이유로 라면을 콕 집어서 '가격인하'를 압박했다. 당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는 라면업체를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압박했고, 업체들은 정부의 계속되는 압박에 일부 제품의 가격을 찔끔 인하했다. 농심도 당시 신라면 가격을 1000원에서 950원으로 내렸고, 새우깡도 1500원에 1400원으로 내렸다.
농심이 가격을 내리자, 삼양라면도 12개 라면제품의 가격을 4.7% 내렸다. 오뚜기도 스낵면과 진짬뽕 등 15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5% 인하했다. 스낵업체들도 가격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롯데웰푸드와 해태제과, SPC까지 제품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업체들이 원재료 비용상승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한지 9개월만이었다.
그런데 당시 내렸던 가격이 이번에 다시 오르게 생겼다. 농심은 일시적으로 가격을 내린지 1년 8개월만에 또다시 '원가상승 부담'을 이유로 신라면과 새우깡 등 17개 브랜드에 대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동종업체들이 농심의 행보를 따라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오뚜기, 하림산업, 삼양식품 등 식품업체들은 "아직 인상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원재료값 상승과 고환율 부담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날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국내에서는 라면으로 순이익을 내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하며 "모두 비슷한 입장이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가격 인상이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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