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결국 아무 소득도 없이 막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귀환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정상들은 자유무역 체제 보장과 기아·빈곤 퇴치 등을 위한 공통의 의지를 확인했으나, 기후위기 재원 확보 방안이나 지정학적 긴장 완화 제언 등 당면한 미로 앞에서 길을 찾지 못했다.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가능한 지구 구축'을 주제로 모인 G20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다소 이례적으로 집결 첫날인 18일 공동 선언문을 내놨다.
공동 선언문은 △국제 경제 및 정치 상황 △사회 통합과 기아·빈곤 퇴치 △지속가능한 개발, 에너지 전환 및 기후 행동 △글로벌 거버넌스 기관 개혁 △G20의 포용성 및 효율성 등 소단락으로 구분돼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 빈곤 인구 감축, 사회 불평등 축소 등 의제에 대한 회원국의 다양한 협력 의지를 담았다.
이는 의장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인데, 발표 시점을 두고 유럽연합(EU) 국가들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다고 현지매체 G1은 보도했다.
전세계 상위 경제강국 정상들은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전후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경계감을 분명히 드러냈다.
G20 회원국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비차별적이고 공정하며,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공평하고 지속가능하며 투명한 다자무역 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며 현재의 교역 질서를 위협하는 도전에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AP·AFP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행보에 주목했다.
지난주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부각한 시진핑 주석은 최빈국들에 대한 '일방적 개방'(unilateral opening) 정책 확대를 천명하는 한편 서방 주요국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하며 "발전하는 중국행 급행열차" 탑승권 세일즈를 벌였다.
시 주석은 또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연합(AU)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와 함께 과학기술 혁신 전파 이니셔티브를 위시한 경제적 연대를 꾀하는 등 '트럼프 대비' 우군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G20에 참석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는 경고장을 날린 채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남미 좌파 대부' 룰라 대통령은 기후 위기 대응과 기아·빈곤 퇴치 등 자신이 중점적으로 내세운 주제로 정상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내내 안간힘을 썼지만, 결과적으로는 반쪽짜리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룰라 대통령은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Global Alliance Against Hunger and Poverty) 출범 합의, 글로벌 부유세 부과에 대한 협력 의지 확인, 유엔 등 개혁안 공감대 형성에는 성공했으나, 최빈국을 위한 수조 달러의 기후재원 마련이나 화석연료 사용 제한 등에 대한 컨센서스 마련에는 실패했다고 G1은 평가했다.
내년 G20 정상회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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