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일파만파'...중소판매업자 '줄도산' 위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25 11:27:37
  • -
  • +
  • 인쇄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진 티몬 본사(사진=연합뉴스)

티몬·위메프 등 큐텐계열 온라인마켓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해당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소상공인과 중소 판매자들이 자금난으로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6만여개 판매자 중 상당수가 자금난으로 영업중단 상황에 직면해 있다.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제때 판매대금을 받지 못해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다. 정산대금이 수십억원이 밀려있는 판매업자도 있다.

디지털·가전제품과 같은 고가 상품을 판매하는 업자와 여행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여행업계가 정산받지 못한 대금은 대략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전체 피해규모는 조단위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소상공인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위메프와 티몬 등에서 상품판매를 중지했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판매자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지난달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해 티몬·위메프 주문건은 취소하거나 판매종료 처리했다"며 "미정산금이 1억원에 가까운데 받지 못할까봐 잠이 안온다"고 토로했다.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입점 점주 500여명에게 5월 판매분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플랫폼 고도화 과정에서 일어난 일시적인 전산시스템 장애'라고 해명했다. 이후 새로운 정산일정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으면서 미정산 사태가 촉발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산 지연 사태가 모기업 큐텐의 무리한 인수합병(M&A)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큐텐은 미국 쇼핑 플랫폼 '위시'를 약 23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을 끌어썼다는 의혹이다. 만약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미정산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에 주요 은행들도 판매자들에 대한 선정산 대출을 중단했다. 선정산 대출은 판매자가 은행에서 대금을 선지급받고 정산일에 플랫폼에서 받은 대금으로 상환하는 방식으로 자금난을 해결하는 주요 수단이다.

유통업계와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중소 판매자들의 줄도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입점 중소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단체소송을 위한 동참인원을 모집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티몬과 위메프는 입장문을 내고 "판매자들에게 빠르고 안전한 대금 지급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한 '에스크로' 방식의 새로운 정산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정산 시스템은 제3의 금융기관이 판매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고객들의 구매 확정 승인이 떨어지면 판매자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티몬과 위메프가 대금을 직접 관리하며 판매자별 정산 일자에 맞춰 지급해 왔다.

미정산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판매자들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위메프 본사에 몰려가 밤샘 항의를 진행했다. 이에 25일 자정쯤 위메프의 류화현 공동대표는 모여있는 피해자들에게 "현재 티몬과 위메프를 합친 정산 지연금은 1000억원 정도"라고 밝히며 "큐텐 차원에서 정산대금을 확보하는 중"이라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중립 핵심목표 미루더니...英 HSBC도 '넷제로연합' 탈퇴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가 은행권의 기후목표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잇

[친환경 기업] 샴푸바의 시작 '러쉬'..."환경파괴해 수확한 원료 안쓰죠"

"러쉬의 모든 활동은 브랜드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이다."러쉬코리아의 박원정 윤리이사(에틱스 디렉터)의 말이다. 에틱스 디렉터는 세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기후/환경

+

울릉도에 200㎜ '물폭탄'...도로 곳곳에 낙석 피해

간밤에 울릉도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낙석, 둑 붕괴 등 피해가 났다.14일 울릉군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경북 울릉에 많은 비가 내렸다. 13

129명 숨진 美텍사스 홍수지역에 또 폭우...추가 침수 우려

이달초 대홍수로 129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 텍사스 중부지역에 또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지난번 폭우로 실종된 사람들에 대한 수색도 전면

[날씨] 열대 수증기가 몰려온다...이번주 내내 '강한 비'

열대 수증기를 품은 거대한 저기압이 한반도로 몰려오고 있어 곳곳에 '물폭탄'이 예상된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상공을 층층이 덮고 있던 고

또 물에 잠긴 파키스탄...폭우에 빙하 녹은 물까지 덮쳤다

몬순(우기)를 맞은 파키스탄에 이상고온으로 빙하까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1

40℃로 치솟는 英..."이 추세면 2070년대 폭염 사망자 3만명" 경고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70년대에 연간 3만명 넘는 사람들이 폭염에 의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10일(현지시간)

李대통령 한마디에 지자체들 발빠르게 폭염대책 마련

폭염에 취약계층과 농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