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 한다더니 팔고나면 끝?...올버즈 '수선서비스'가 없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24 13:20:31
  • -
  • +
  • 인쇄
▲올버즈 서울 신사 플래그십 스토어 ©newstree


"저희 브랜드는 현재 수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A씨(63)는 1년전 지인으로부터 올버즈(Allbirds) 신발을 선물받았다. 그런데 신발을 신고다닌지 1년만에 앞코에 구멍이 났다. 그래서 구입했던 매장을 들러 수선을 의뢰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수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A씨는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브랜드여서 당연히 제품을 오래 신을 수 있도록 수선을 해주는 줄 알았는데 너무 당황스럽다"면서 "올버즈는 국내에 들어온지도 오래된 브랜드인데 아직까지 수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뿐"이라고 말했다.

양털이나 유칼립투스 나무섬유, 사탕수수, 폐페트병 등 버려진 소재로 신발을 만들어 판매하는 올버즈는 친환경 기치를 내걸어 유명세를 탔지만 내구성 문제로 소비자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A씨처럼 신발을 구매한지 1년이 지나 구멍이 난다거나, 장시간 서있을 경우에 사탕수수로 만든 밑창이 훼손되는 사례가 적지않았다. 이같은 문제로 소비자들은 점점 올버즈에 등을 돌렸고, 상장 당시 28.64달러였던 올버즈의 주가도 현재 0.67달러로 곤두박칠치고 있다.

내구성 문제로 등돌린 소비자를 다시 붙잡기 위해서라도 제품에 대한 수선서비스를 해야 될 것으로 보이지만, 어쩐 일인지 올버즈는 창업한지 10년이 되는 지금도 수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대신 올버즈는 제품을 구매한지 1년 이내에 파손되면 무상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올버즈 한국법인 관계자는 24일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플라스틱 소재와 달리 울 소재는 한번 훼손되면 완벽하게 기워내기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수선과정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지금까지 수선서비스를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품의 수명을 2배 늘리는 '순환경제' 이니셔티브를 표방하는 브랜드가 수선서비스 대신 제품교환을 해주는 것은 제품의 사용수명을 오히려 단축시키는 것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순환경제와 관련해 강조되는 요소는 소비자가 제품을 버리지 않고 고쳐쓸 권리를 보장하는 '수리권'이다. 유럽연합(EU)은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올 5월 '제품수리 촉진 공동규칙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기도 했다.

수선과 관련해 10년의 연구끝에 올 4분기부터 수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올버즈가 등을 돌려버린 소비자들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수령 어려진 열대우림...탄소저장공간 1억4000만톤 사라져

열대지역 나무들의 수령이 어려지면서, 숲에 저장돼있다 방출된 탄소가 1억4000만톤에 이른다는 연구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독일 GFZ헬름홀츠 지구과

스위스 빙하, 2015년 이후 1000개 사라졌다...'전체의 25%'

스위스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빙하연구소(GLAMOS) 연구팀은 2015년 이후 스위스 빙하가 약 25% 사라졌다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고기는 일주일 한번"...'지구건강식단' 하루 사망자 4만명 줄인다

고기를 적당히 먹어도 식량 부문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전세계 사망자를 최소 4만명씩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요

유럽의 녹지, 매일 축구장 600개만큼 사라진다

유럽 대륙의 녹지가 개발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기후대응 촉구한 교황...트럼프 겨냥한듯 "지구 외침에 귀기울여야"

교황 레오 14세가 사실상 기후회의론자들을 겨냥해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교황은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생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