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탄소 고배출 기업들 "탈탄소 전환 지원한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1-29 13:30:49
  • -
  • +
  • 인쇄


글로벌 은행권 가운데 처음으로 '넷제로 전환계획'을 발간한 영국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탄소 고배출 기업의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탄소배출이 높은 기업들에게 거래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셀린 허바이저(Celine Herweijer) HSBC 최고지속가능성 이사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탄소중립 포트폴리오의 수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같다"고 말했다. 즉 탄소배출량이 높은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하는 방법으로만 지속가능성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화석연료 산업을 포기하라는 요구에 점점 더 반발하고 있다"며 "이들은 탄소배출량이 많은 고객을 장부에서 제외한다고 해서 실제 탄소배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이들의 탈탄소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허바이저 이사는 "전환 과정에서 금융부문의 역할에 대해 지나치게 단순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산업 전반의 고객 그리고 이러한 고객에게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닥칠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후 운동가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탄소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주요 원인은 탄소배출량이 많은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지원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비판에 허바이저 이사는 "HSBC는 탄소중립을 향한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더라도 고배출 고객과 계속 협력할 의향이 있다"며 "우리는 고배출 업체를 탈탄소화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가령 전력 부분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방법은 되레 아시아의 고배출 전력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유럽쪽 기업들은 이미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중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허바이저 이사는 "우리는 아시아 전역의 일부 대형 전력 생산업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들의 재생에너지 전환 능력에 따라 전세계 전력 부분의 탄소중립 여부가 갈릴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HSBC는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의 권고에 따라 신규 유전 및 가스전에 대한 자금 조달을 중단할 예정이다"며 "2040년까지 화력 발전과 석탄에 대한 금융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HSBC는 2030년까지 전력 부분 금융 대출의 탄소 집약도를 7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HSBC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태양열과 풍력 발전의 가속화, 화력 발전소의 퇴출,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엘 퀸(Noel Quinn) CEO는 보고서를 통해 "HSBC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의 탈탄소화 속도와 고객의 전환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허바이저 이사는 "시멘트 등 몇몇 산업 분야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거나 기존 기술을 획기적으로 확장하지 않으면 현재의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또 "시멘트업계가 현재 투자하고 있는 기술이 매우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만약 그렇다고 해도 이들과의 협력을 끊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멘트 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하지만, 탄소포집, 청정에너지 사용 등 여러 탄소중립 방안도 존재한다. 따라서 은행은 시멘트 기업이 탄소중립 방안을 선택하도록 유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바이저 이사는 "석탄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단기적으로는 석탄관련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더라도 석탄의 조기퇴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그래야 실제 배출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석화산업 생산감축만?..."전기화 병행하면 128조까지 절감"

석유화학산업 제품 생산량을 25% 줄이고 나프타 분해공정(NCC)을 전기화하면 기존 수소화 방식보다 전환비용을 최대 약 128조원 아낄 수 있다는 분석이

탄소제거에 흙까지 이용하는 MS...12년간 285만톤 제거 계획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탄소배출량이 갈수록 늘어나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토양을 이용한 탄소제거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ESG;스코어] 'CBAM 대응체계' 가장 꼼꼼한 철강업체는 어디?

올해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6개 수입품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국내 철강사

"화석연료 손뗀다더니"...게이츠재단, 석유·가스社 지분 야금야금 늘려

빌 게이츠가 "화석연료 기업에서 손을 뗐다"고 공개 선언한지 5년이 지났지만, 게이츠재단은 여전히 석유·가스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것

구글 '2030 넷제로' 이상무?…美서 청정에너지 1.2GW 확보

구글이 미국에서 청정에너지 1.2기가와트(GW)를 확보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로 '2030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산업부 '탄소중립 프로젝트' 경매제 도입...기업별 50억 지원

산업통상부가 오는 21일부터 2월 25일까지 '탄소중립 설비투자 프로젝트 경매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이 사업은 정부 지원 예산 대비

기후/환경

+

따뜻한 바닷물 따라...태평양 살던 생물이 '북극해'까지

기후변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태평양에 살던 생물들이 북극해로 넘어오고 있다. 다만 이들이 정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극지연구소는 가

단 32개 기업이 전세계 CO₂ 배출량 절반 '뿜뿜'

지난 2024년 전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절반이 단 32개 석유화학기업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년도 36개 기업에서 더 줄어들면서, 기후위기의 책임

[날씨] 주말까지 춥다...체감온도 영하 34℃까지 '뚝'

한파가 사흘째 이어지며 절정에 달했다. 맹렬한 강추위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겠다.현재 시베리아와 우랄산맥 상공에 기압계 정체(블로킹) 현상이 나

'육류세' 부과하면 탄소발자국 6%까지 줄어든다

육류에 세금을 부과하면 가계부담은 연간 4만원 정도 늘어나지만 환경 훼손은 최대 6%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그동안 육류에 부

달라지는 남극 날씨에...펭귄, 번식기가 빨라졌다

남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펭귄들이 새끼를 빨리 낳고 있다.20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옥스퍼드 브룩스대학 연구팀은 2012년~2022년까지 남극

물이 고갈되는 지역 늘고 있다..."경제·금융리스크로 번질 것”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물 위기'가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와 금융 전반을 흔드는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유엔대학 수자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