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기반한 허위정보도 단기리스크로 꼽아
2024년 세계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위기로 '극한기후'가 지목됐다.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신년을 맞아 정·재계, 학계, 시민단체 등 각 분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올해 최대 위협요인으로 '극한기후'를 꼽았다.
지난 2023년 지구 평균기온은 1.48℃ 상승해 '기후 임계점'인 1.5℃에 근접한 상태다. 아직 1.5℃가 넘지 않았음에도 미국에서는 이미 역대급 빈도로 대형 기후재난이 닥치면서 피해액이 123조원에 달할 정도로 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 올 5월까지 기온상승을 더 부추기는 엘니뇨 현상이 이어지면서 극단적인 기상이변은 올해 더 잦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극한기후' 다음으로 당면한 올해의 리스크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허위정보'(53%), '사회·정치적 양극화'(46%), '생계비 위기'(42%), 사이버공격(39%) 등이 꼽혔다.
'2024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는 올해 당면한 5대 리스크 외에 2년 뒤 그리고 10년 뒤 주목해야 할 10대 글로벌 리스크도 공개했다.
'5년 뒤 10대 글로벌 리스크' 1위에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허위정보'가 꼽혔고, 그 다음으로 '극한기후'가 지목됐다. 허위정보 즉 가짜뉴스가 5년 뒤 가장 큰 리스크로 부상하는 까닭은 미국과 인도, 멕시코 등 주요 국가들이 선거를 치르게 되는 시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둔만큼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증폭된다는 전망이다. 선거와 연관된 인구는 30억명으로, 이는 전세계 인구 80억명 가운데 37.5%에 해당한다.
보고서의 공동저자로 참여한 보험사 마시&매클레넌의 유럽 최고사업책임자(CCO) 캐롤라이나 클린트는 "AI는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많은 수의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며 "가짜 정보는 선출된 정부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데 사용될 수 있고, 사실 검증이 어려워지면서 사회적 양극화는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10년 뒤 10대 글로벌 리스크'에서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허위정보'가 5위로 밀려나고 '극한기후'가 1위로 꼽혔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기후가 훨씬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시스템의 치명적 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 '천연자원 부족' 등이 주요 리스크에 올라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보고서는 2030년대부터 지구 생태시스템의 일부가 한번 파괴되면 복구 불가능한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들이 붕괴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고했다. 이로 인해 기후난민들이 대거 발생하고, 자원·인프라 부족, 감염병 등 또다른 문제로 이어지면서 복합적인 사회경제적 위기로 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끝으로 보고서는 "탄소배출이 기후변화를 가속하면서 늘어나는 기후 취약계층과 관련 인프라 수요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면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악화되는 '비선형적 충격'이 예상되고 있는데, 많은 경제 주체들이 이같은 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올해 WEF는 오는 15~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신뢰 회복'(rebuilding trust)을 주제로 열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중동지역 지도자를 비롯해 세계 각국 정치권과 경제 분야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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