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탄소배출권 가격 14개월만에 '뚝'...COP28 여파 때문?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9 11:35:11
  • -
  • +
  • 인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최종 합의문에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빠지면서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1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등 주요 경제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 유럽연합(EU)의 배출권 거래제 선물 계약은 1톤당 66유로 이하로 4% 급락했다. 이는 COP28 개막전 71유로에 비해 5유로 하락한 가격이다. COP28가 개최되기 이전에도 유럽 국가들의 화석연료 비축량을 늘리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점차 하락세를 보였는데, COP28 합의문이 공개되면서 낙폭이 더 커진 것이다.

이에 COP28 회담결과가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COP28 합의문에 "205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당초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문구를 최종안에 넣어야 한다는 요구가 산유국 등의 반발로 반영되지 않은 결과였다.

이에 금융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COP28 합의가 기후에 대한 각국 정부의 의미있는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얀 친(Yan Qin) 런던증권거래소 수석 탄소시장 애널리스트는 "COP28의 미진한 진전과 국가간 탄소거래 계획에 대한 합의 실패가 가격하락의 원인"이라며 "각국이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에 '기여할 것을 촉구'한 것은 가장 약한 문구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COP28 합의와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은 직접적인 연관성은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만 크라마추크(Roman Kramarchuk) S&P 미래에너지 수석애널리스트는 "COP28과 관련된 경제·정책적 변화는 본질적으로 장기적인 이야기"라며 "탄소배출권 가격하락은 EU 화석연료 확보량, 온화한 날씨, 역내 경제성장 둔화 등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편 이번 COP28 회담을 놓고 "처음으로 화석연료에 대해 논의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반면 "화석연료 퇴출없는 전형적 그린워싱"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제환경법센터 릴리 푸어(Lili Fuhr) 화석연료 경제프로그램 책임자는 "이번 회담은 화석연료 COP였다"며 "석유회사 대표가 이끄는 화석연료 국가가 주최했지만, 화석연료를 처음으로 대화의 중심에 놓은 아이러니가 있다"고 논평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기후/환경

+

5월 지구 평균기온 15.79℃ 기록…2년만에 1.5℃ 밑돌았다

올 5월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두번째로 높은 5월 기온을 기록했다. 다행히 기후임계치인 '1.5℃'는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산하 유럽중

수온 3배 빠르게 상승한 동해...영양가 부족한 바닷물로 전락

전세계 연안에 비해 3배 빠른 속도로 수온이 상승한 동해는 바닷물의 영양분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22년

국민 92% "재생에너지 확대 찬성"…전기료 인상은 50%만 찬성'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한 전기요금이 인상되

'전세계 공해 30% 보호구역' 국제협정...곧 60개국 비준 완료

2030년까지 전세계 공해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국제합의가 60개국 이상의 비준을 거쳐 곧 공표될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

바닷물 산성 농도 '위험선'에 도달...해양생태계 초토화 우려

바닷물의 산성 농도가 한계에 다다랐다. 과학자들은 전세계 바다의 상태가 예상보다도 더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9일(현지시간) 영국 플리머스해양

美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만 세계 6위...그런데 발전소 규제 철폐?

미국 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세계 6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석탄·가스 발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