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활성단층 16개 있는데...노후원전 안전성 문제없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3 18:00:36
  • -
  • +
  • 인쇄
'활성단층' 월성원전 32km 내에만 7개
내진능력 없는 '앵커볼트' 장착돼 있어
▲그린피스는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국회의원, 민형배 국회의원,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원자력안전과미래와 함께 국회토론회 '지진과 원전 안전: 노후원전 부적합 앵커볼트와 활동성 단층의 발견'을 개최했다. (사진=그린피스)


국내에서 가동되는 원전들이 대부분 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지진과 원전 안전' 토론회에서는 "동남권 지역에 16개 활성단층이 존재하는데 원전에 설치되는 기기나 설비를 단단하게 고정하는 '앵커볼트'가 부적합 제품이 사용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손문 국가활성단층 연구단장은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을 포함한 동남권에 규모 6.5~7.0 지진을 발생시킬 수 있는 16개의 활성단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대규모 연구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며 "고리·월성원전 단지 반경 32km 내에도 5~7개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경주 월성원전 반경 10km에서 발생한 규모 4.0 지진은 앞으로 대규모 지진의 가능성을 보여준 전조현상이다.

이에 따라 국내 노후원전 지진 영향의 재점검이 시급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재점검은커녕 국회에서 제기된 '부적합 앵커볼트' 문제를무마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김성환·민형배·양이원영 국회의원이 내부 보고문건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국내 가동원전 14기에 '부적합 앵커볼트'가 사용됐다. '앵커볼트'는 원전에 설치되는 기기나 설비를 콘크리트 바닥, 벽체, 상부 등에 고정하기 위한 부품이다. 지진과 같은 중대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설비가 제자리를 이탈하지 않고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한다.

'부적합 앵커볼트'를 사용하면 강진이 발생했을 때 진동을 이기지 못하고 각종 설비와 장비가 이탈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원자로 압력경계가 무너지면서 대규모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한 이희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박사는 "원안위가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에서 비내진 앵커볼트 사용을 허용했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CNSC 서한에는 비내진 앵커볼트를 허용한다는 의견이 없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원안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원전을 설계한 CNSC에서 비내진 앵커볼트 사용이 허용됨을 확인했다"며 "비내진 앵커볼트에 대한 내진 성능평가 결과 지진 요건에 만족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희택 박사는 "원안위는 비내진 앵커볼트가 지진 요건을 만족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시공전 진행해야 하는 검증인데 사후에 평가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재료규격 및 시험에 관한 기준'(ASTM E488)에 따르면 앵커볼트는 시공전 외부충격에 버틸 수 있는지 해외에서 검증받아야 한다.

따라서 시공전이 아니라 시공후 사후검증하는 것은 운영허가 취소에 해당할 정도로 중대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탈핵법률가모임인 해바라기의 김영희 대표변호사는 "부적합 앵커볼트는 원자력안전법 제21조에 따른 원전 운영허가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는 격납건물 설계조건을 담은 원안위 기술기준규칙 '내진 여유도 확보'(5호)와 '방사성 물질 누설률 초과 방지'(3호)를 모두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수령 어려진 열대우림...탄소저장공간 1억4000만톤 사라져

열대지역 나무들의 수령이 어려지면서, 숲에 저장돼있다 방출된 탄소가 1억4000만톤에 이른다는 연구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독일 GFZ헬름홀츠 지구과

스위스 빙하, 2015년 이후 1000개 사라졌다...'전체의 25%'

스위스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빙하연구소(GLAMOS) 연구팀은 2015년 이후 스위스 빙하가 약 25% 사라졌다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고기는 일주일 한번"...'지구건강식단' 하루 사망자 4만명 줄인다

고기를 적당히 먹어도 식량 부문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전세계 사망자를 최소 4만명씩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요

유럽의 녹지, 매일 축구장 600개만큼 사라진다

유럽 대륙의 녹지가 개발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기후대응 촉구한 교황...트럼프 겨냥한듯 "지구 외침에 귀기울여야"

교황 레오 14세가 사실상 기후회의론자들을 겨냥해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교황은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생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