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IMF "화석연료 보조금 중단하고 탄소세 도입해야"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2-08 12:08:07
  • -
  • +
  • 인쇄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COP28에서 연설하고 있다(출처=로히터/연합뉴스)

화석연료 생산 보조금을 중단하고 탄소 배출세 및 거래제를 전면 도입한다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했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탄소배출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탄소세에 반영하도록 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장려하는 잘못된 보조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여전히 많은 화석연료 보조금을 용인함으로써 기후위기 방지라는 중요한 정책적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며 "반면 탄소세를 도입하는 것에는 매우 더디게 움직여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각국 정부는 탄소세 책정을 치일피일 미루고 있다. 각국에 포진한 반-기후 성향의 정치인과 정당들이 탄소세 도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COP28에서도 관련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열린 COP28 금융 및 무역의 날에서 각국 정부, 금융기관, 민간투자자들이 저탄소 경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특히 많은 기대를 모았던 '손실 및 피해기금'마저 약 7억달러(약 9150억원)를 모으는데 그쳤다.

재생에너지 및 기타 저탄소 기술에 대한 투자비는 매년 수조달러가 필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에서만 배출량을 줄이고 기상이변의 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연간 2조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경제전문가들은 "금액만 놓고 보면 거대하게 보이지만 전세계 경제규모 4500조달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다"며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충분히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각국 정부는 되레 화석연료 화사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퍼주면서 역행하고 있다. IMF는 "화석연료에 대한 직·간접적인 보조금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7조달러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보조금을 개혁하면 재생에너지와 기타 저탄소 기술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이 확보돼 청정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며 "반대로 탄소세 및 탄소가격을 도입하면 고탄소 투자를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탄소에 가격을 측정하는 것은 탈탄소 경제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유럽은 2005년에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한 이후 탄소배출량이 37% 감소했다"며 "캐나다도 비슷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는 추가적인 예산으로 돌아온다"며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정부가 지원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이나 개인이 기후위기를 악화시킨만큼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므로 탄소가격 책정 또한 공정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로 탄소세나 탄소 거래제를 전면 도입하려면 넘어야 될 산이 많다. 상당한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책이 잘못 적용될 경우 오히려 저소득층이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프랑스에서 발생한 일명 '노란조끼 시위'는 유류세 때문에 촉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공화당 반대로 탄소거레제 도입이 무산됐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당장 모든 곳에서 탄소 가격을 책정할 가능성은 낮다"며 "탄소배출을 파악하고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했다.

이에 IMF는 탄소비용 규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고탄소 산업에 세금 및 규제를 부과해 기업들을 저탄소 업종으로 유인하는 것이다. 가령 영국의 경우 2035년까지 신규 디젤 및 휘발유 자동차 판매를 금지했다. IMF는 "이처럼 고탄소 제품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법안을 제정하거나, 환경인증 규정을 강화해 정부 주도로 고탄소 활동에 높은 비용을 물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물론 탄소세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규제라는 차선책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IMF,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무역기구(WTO)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전세계 각국의 탄소 정책과 규제에 따른 탄소 가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며, "조사가 완료되면 국제탄소 과세를 추진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환경규제가 느슨한 국가가 강력하게 규제하는 국가로 수출할 때 부과되는 관세를 의미한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태스크포스팀은 탄소 가격을 책정하는 다양한 방식간 공정성을 확보하고 각국이 공평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APEC]전세계 유통기업들 '경주선언' 채택...'AI·친환경' 협력

전세계 유통기업 리더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막되는 경주에서 모여 'AI·친환경·국제표준'을 미래 유통산업 발전을

하나금융, 시니어 일자리 창출 위한 도시락 제조시설 개소

하나금융그룹이 광주광역시 광산구와 함께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반찬 도시락 제조시설 '한 끼를 채우는 행복 담:다'를 개소했다고 28일 밝혔다.

현대百, 울릉도·독도 자생식물 종자 35종 시드볼드에 기탁

현대백화점이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리는 울릉도·독도의 생물다양성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민간기업 최초로 '백두대간 글로

이재상 하이브 대표 "K팝 넘어 K컬처로…글로벌 성장 선순환 이룰 것"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가 전세계 청년세대에게 K팝 방법론의 확장을 통해 글로벌 전역에 '문화·경제적 선순환 모델'을 구축해 나갈 청사진을 제

기아, 전기 PBV 'PV5' 택배차량으로 본격 공급한다

내연기관 중심의 택배 차량들이 친환경 전기차량으로 전환된다. 기아는 자사의 친환경 전동화 모델인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

[알림] 11월 6일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개최합니다

오는 11월 6일 국내외 녹색금융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는 '제5회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이 서울 강남구 웨스틴

기후/환경

+

[APEC]전세계 유통기업들 '경주선언' 채택...'AI·친환경' 협력

전세계 유통기업 리더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막되는 경주에서 모여 'AI·친환경·국제표준'을 미래 유통산업 발전을

"1.5°C 목표 실패...아마존이 사바나될 것"...유엔 사무총장의 경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파리에서 전세계 정상들이 모여 합의한 '지구평균기온 1.5℃ 억제하자'는 목표는 이미 실패로 돌아갔다는 판단이

기후변화로 해양자본 갈수록 훼손...WEF "해양경제 붕괴 막아야"

세계경제포럼(WEF)이 기후변화와 오염으로 해양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27일(현지시간) WEF가 공개한 보고서 '해양경제가 지속가능한

[날씨] 첫서리·첫얼음에 가을이 '꽁꽁'...추위 언제 풀리나?

갑자기 추위가 몰려오면서 첫서리가 내리고 얼음까지 얼었다. 가을에 찾아온 때이른 추위는 오는 29일 낮에 물러날 전망이다.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

밤하늘 곤충이 사라진다…레이더가 포착한 생태계 이상신호

밤하늘을 날던 곤충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영국 국립기상청(Met Office)과 국가대기과학센터(NCAS) 연구진은 2014년~2021년까지 영

“기후대응이 수익구조로 변질”…브라질 연구진 '기후상품화' 비판

브라질 연구진이 기후대응이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이윤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며 경각심을 촉구했다.27일(현지시간) 브라질의 환경정책 연구기관 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