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280ppm→금세기말600ppm
현재 대기중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1400만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바벨 회니시 교수가 주도하는 국제연구팀 '신생대 CO2 대리지표 통합 프로젝트'(CenCO2PIP)가 미국 유타대학교 지질학자들과 협업해 6600만년간의 이산화탄소 농도와 그에 따른 지구 평균기온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현재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19ppm으로 나타났다. 이는 1400만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빙하에 남은 공기방울로 얼음이 형성된 시점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기는 80만년 전까지로 제한적이다. 이에 CenCO2PIP는 지난 7년간 광물 동위원소, 화석화된 잎의 형태, 대기화학이 반영된 지질학적 증거 등 간접적인 '대리지표'를 모아 시간의 범위를 확대했다. 결과적으로 6600만년전 공룡이 멸종하고 포유류의 시대가 열린 신생대부터 현재까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추산할 수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생대 이래 지구가 가장 더웠던 시기는 5000만년 전으로, 당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600ppm에 달해 현재 지구평균 기온보다 12℃ 높았다. 3400만년 전부터 이산화탄소 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해 남극 빙상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1400만년 전 무렵부터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420ppm까지 감소했다.
빙하기가 시작한 250만년 전 이산화탄소 농도는 270~280mm까지 떨어졌고, 현생인류가 등장한 40만년 전부터 1700년대 후반까지 유지된다. 하지만 지난 250년 만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현재 419ppm까지 오른 상태다. 현 추세대로 간다면 금세기말 이산화탄소 농도는 600ppm 이상 치솟을 전망이다.
수백만년 주기로 오르내리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난 250만년간 유지되다 인류가 산업혁명을 시작한 뒤 급작스레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수천만년간의 추이로 볼 때 수십~수백년 터울 사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할 때마다 전세계 평균 기온은 5~8℃ 증가한다. 그간 주류 학계에서 보수적인 입장에서 제시했던 1.5~4.5℃, 티핑포인트 등 민감한 변수를 더 추가해 분석한 추산치 3.6~6℃를 훨씬 상회하는 예측이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유타대학교 가브리엘 보웬 교수는 "기온이 몇 도 오르건 간에 이미 우리는 스스로 인간이라는 종이 경험해보지 못한 조건으로 지구를 내몰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당장 멈추고 무엇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인지 고민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8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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