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향후 10년간 43% 줄여야"
올해 전세계 주요 상장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증가하는 등 탈탄소 행보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최근 미국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발표한 'MSCI 탄소중립 추적보고서'(MSCI Net-Zero Tracker)에 따르면, 올해 주요 상장기업들은 스코프1 영역에서 12.4기가톤(Gt)의 온실가스를 대기에 배출할 전망이다. 스코프1은 기업이 직접 소유하고 관리하는 자원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실제 간접 배출량을 합치면 이보다 더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는 2022년보다 11% 증가한 수치"라며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C 이내로 억제하려면 주요 상장기업이 배출하는 탄소양은 향후 10년간 43%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된다면 전세계 탄소예산은 2026년 4월쯤 모두 소진된다. 보고서는 "이는 지난해 7월 예상했던 것보다 3개월 빠른 속도"라고 짚었다. 탄소예산은 지구온도를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로 제한하면서 배출할 수 있는 최대 탄소배출량을 뜻한다.
실뱅 밴스턴(Sylvain Vanston) MSCI 기후변화 투자연구담당 이사는 "지난해 조사에서 상장기업들은 2100년까지 '스코프1' 영역에서 10.9Gt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전망이었다"면서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기업의 55%는 지구온난화를 2°C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22%는 1.5°C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한 기업은 지난해 46%에 비해 12%포인트(P) 감소한 34%에 그쳤다.
린다-엘링 리(Linda-Eling Lee) MSCI 지속가능성연구소 대표는 "일부 영역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1.5°C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는 않았다"며 "파리협정 직후 초기에는 순조로웠을지 몰라도 최근들어 점점 느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제사회 및 경제, 지구촌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민간부분에서의 참여가 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기후공약이 중구난방이고 기존 기후조치가 미흡한 경우 더욱 그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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