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 나무심기 지양하고 생물다양성 강조
산림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일이 기후위기 해결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미국의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와 플로리다대학교(University of Florida)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산림학자 수백명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기존의 나무가 건강한 생태계에서 오래도록 자라게 하고, 황폐화된 산림지역을 복원한다면 226기가톤(Gt)의 탄소를 격리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미국이 50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인류는 지금까지 지구의 숲 절반을 개간했고, 지구 대기조절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콩고 분지 같은 곳을 계속 파괴하고 있다. 현재 자연림을 보호하고 파괴된 숲을 복원하는 것만으로 많은 양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자연림이 가진 잠재력을 100이라고 가정할 때 약 61%가 원시림을 보호하는 것에서 나오고, 나머지 39%는 인간이 개척한 숲과 이미 개간된 지역을 복원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세쿼이아 숲 및 벨라루스에 위치한 비아와비에자 숲 등이 특히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림으로 꼽았다.
그러나 산림학자들은 "하나의 수종을 대규모로 심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생물다양성이 있는 숲이 탄소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단일종을 대량으로 심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산림학자들은 "기후위기로 인해 산불이 증가하고 기온이 상승하면 탄소흡수 잠재력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논문의 대표저자이자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연구원 리동 모(Lidong Mo) 박사는 "전세계 대부분의 산림은 매우 황폐화돼 있다"며 "남아있는 오래된 성장림은 지구상에 몇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물다양성을 회복하려면 산림 벌채를 중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브라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와 같은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산림 보존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각국 정상들은 20년대 말까지 산림 벌채를 중단하고 숲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부분 국가들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각국은 유엔 기후 및 생물다양성협약과 더불어 COP26에서 약속한 내용을 잘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톰 크라우더(Tom Crowther)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교수는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는 수백만명의 지역 사회, 원주민 공동체, 농부, 임업인들애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자연을 보존하는 것이 지역사회와 농부들에게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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