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자동차업체 친환경 평가해보니...현대기아차 '중하위권'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9 13:29:28
  • -
  • +
  • 인쇄
日 스즈키 꼴찌...獨 메르세데스 벤츠 1위
내연차 비중 94.4% "전기차 전환 앞당겨야"
▲그린피스가 글로벌 15대 자동차 회사 보고서 발행에 맞춰 자동차 기업의 탈탄소를 촉구하는 활동을 벌이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들 (사진=그린피스)


전세계 상위 15개 자동차 제조업체의 친환경 성적 평가에서 메르세데스 벤츠가 1위, 스즈키가 꼴찌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9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19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표한 15대 주요 자동차기업 친환경 평가에 따르면 스즈키, 창청자동차, 도요타 등 15~10위를 기록한 하위권 업체들의 종합 평점은 100점 만점에 10점대로 중국과 일본업체들이 차지했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가 1위를 차지했지만 종합평점은 41.1점으로,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그린피스는 2021년부터 매년 자동차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탈내연기관 계획, 공급망 탈탄소화, 자원 효율성 및 지속가능성 제고 그리고 기타 문제점을 기준으로 친환경 성적을 매기고 있다.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배출량 가운데 '주행 중 배출량'(TankToWheel)은 최대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량 및 탈내연기관 목표에서 가장 높은 점수가 부과된다.

▲글로벌 15개 자동차 기업 친환경 순위 (자료=그린피스)


문제는 지난해 15개 자동차 업체들의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량 비중이 2018년 99.5%에서 소폭 감소한 94.4%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 업체들은 2022년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74%를 차지했다. 실제 판매대수로 따져보면 경유,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차량은 무려 5550만대에 달한 반면, 무배출 차량(ZEV) 330만대에 그쳤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일본 스즈키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실적이 전무하다. 구체적인 공급망 탈탄소 목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기업 도요타 역시 전기차 전환 미흡 및 목표가 부재한 점이 가장 큰 감점 요인이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전세계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매년 3% 이상 감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차 판매를 완전히 중단해야 하지만, 지난 2022년 전세계 수송부문 배출량은 전년보다 오히려 2.1% 늘었다.

종합 순위가 각각 1위, 2위로 최상위권을 차지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탈내연기관 및 공급망 탈탄소화 계획 등에서 다른 기업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양사 역시 내연기관차 판매비중이 높아 '1.5℃ 목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평가대상 기업 중 중국의 상하이자동차(SAIC)가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했다. 지난해 15개 기업이 판매한 전기차 4대 중 1대 이상이 상하이자동차였다. 하지만 해당 기업은 생산 및 철강 등 자재 조달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목표가 부재했다. 최하위를 차지한 창안자동차(12위), 창청자동차(14위)도 전기차 전환 점수는 높았지만, 상하이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공급망 탈탄소화와 지속가능한 자원 활용에 대한 계획이 적어 순위가 내려갔다.

현대기아차와 창청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은 각 회사의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SUV는 높은 철강 소비량과 낮은 연비로 인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세단형 차량보다 탄소배출량이 많다. 현대기아차는 다른 기업에 비해 지난 5년간 전기차 판매 속도가 더뎌 2045년 탄소중립이라는 기업 목표와 배치되는 상황으로 중하위권인 9위를 기록했다.

홍혜란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전기차 전환을 선도한다고 말하는 현대기아차는 3년동안 친환경 평가에서 중위권에 머물러있다"면서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과 SUV에 집중하는 경영 전략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미래차 산업의 퍼스트 리더로 도약하긴 어렵다"며 "현대기아차는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공급망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