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효과 84배'...메탄만 줄여도 지구온도 0.3℃ 억제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9-01 11:40:08
  • -
  • +
  • 인쇄


메탄 배출감축이 지구온난화를 막는 '열쇠'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비영리 기후·보건단체 국제기후보건연합(Global Climate and Health Alliance, GCHA)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45% 줄이면 2045년까지 지구 평균온도를 0.3℃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보고서는 "전세계 메탄 배출량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줄이지 않으면 국제 기후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메탄 감축은 지구 평균온도를 1.5℃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전세계적 목표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메탄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CO2)보다 84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가지지만 CO2 수명이 수백년인데 반해 메탄은 대기에서 12년 뒤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메탄은 CO2보다 지구온난화에 80배 더 영향을 끼친다"며 "메탄 배출은 현재까지 지구 온난화의 30% 이상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매탄 감축은 공중보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중 메탄이 줄어들 경우 지상 오존 수준도 함께 감소한다. 지상 오존은 심혈관 질환, 천식,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도 꾸준히 메탄 배출량을 대폭 줄이는 것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말해왔다.

GCHA 제니 밀러(Jeni Miller) 전무는 "기후 온난화를 1.5℃에 가깝게 제한하는 모든 길에서 메탄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감축을 요구한다"며 "CO2 감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하는 반면 메탄 감축은 빠른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메탄 배출원의 범위와 영향의 광범위함에 놀라고 있다"며 "화석연료 생산 및 사용으로 인한 메탄 누출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으며, 화석연료 수명 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누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GCHA에 따르면 화석연료 생산 및 수송, 농업 및 폐기물 처리과정이 메탄 배출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의 메탄 감축이 필수적이다. 보고서에서도 "메탄은 가축 생산, 벼 재배, 폐기물 투기, 화석 연료 추출로 인한 가스 폭발 및 누출, 이탄 습지와 같은 자연 발생원 등에서 배출된다"고 밝혔다.

메탄 배출을 줄이는 주요 방법은 최신 기술을 사용해 화석연료 추출 중에 누출을 막아 메탄 가스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물론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단번에 전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며 "화석연료 생산, 유통 및 최종 사용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을 줄이는 것은 당장 닥친 온난화의 영향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농업 부분에서도 메탄을 감축할 여지가 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재생 농업 육성, 식물성 식단으로의 전환, 기존 축산업의 관리 개선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퇴비화를 통해 폐기물 관리를 개선하거나 음식물, 분뇨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바이오메스 산업을 육성한다면 추가적인 에너지도 생산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고 말했다.

그런데 메탄 감축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감축의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보고서는 "메탄 배출을 줄이는 기술은 이미 존재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국제사회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150여개국 정상들은 국제 메탄감축 서약에 서명했다. 이 서약에 참여한 국가들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해야 한다. 또 올해 12월 열릴 예정인 COP28에서도 메탄감축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COP28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는 약 10년동안 자체 메탄 배출량을 보고하지 않았다"며 "거기에 COP28의 의장인 알 자베르(Al Jaber)가 국영석유회사의 CEO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실질적인 감축이 이루어질지는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보고서 공동저자 중 1명인 아만다 퀸타나(Amanda Quintana) Abt 연합(Abt Associates) 이사는 "메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고 잘 알려져 있다"며 "또한 메탄은 건강에도 해롭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기후 활동가들의 역할은 사람들에게 메탄의 해악성을 알리고 힘을 결집하는 것이다"고 당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수자원공사, SK하이닉스와 PPA 체결...6월부터 수력에너지 공급

한국수자원공사가 SK하이닉스에 수력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직접전력거래(PPA) 방식으로 공급한다. 이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30일 SK하이닉스 이천

"현대차, 배출량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으로 95%까지 추적 가능"

"현대차는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95%까지 추적할 수 있다."홍성준 현대자동차

기후/환경

+

벌써 폭염 찾아온 유럽...英은 역대 최고 봄 기온

유럽이 벌써부터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영국은 봄 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일(현지시간) 영국 기상청은 올해 1분기 평균 기온이

유럽 30개국 중 군사 탄소중립 목표 설정 국가는 달랑 2곳

유럽 30개국 가운데 군사 부문에 대한 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명시한 국가는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 단 2곳뿐이다. 유럽 전역에서 약 3분의 1만 군사

"이재명 정부는 기후정부여야 한다"...녹색전환硏, 10대 과제 제시

4일 오전 6시 21분부터 공식 출범한 이재명 정부를 향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닦아야 할 '기후정부'가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

'환경의 날 기념식' 28년만에 韓 개최...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유엔환경계획(UNEP)가 주최하는 기념행사가 4~5일 양일간 제주도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UNEP 공식 행사가 열리는 것은 1997년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온실가스 3100만톤'...'기후비용' 누가 책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비롯한 전쟁이 민간인 학살 및 인권침해 문제와 더불어 기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레데

올여름 한반도 바다 1℃ 상승 전망…"생태계 파괴 가속화 우려

올여름 우리나라 연안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약 1.0℃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온 상승은 해양 생태계 파괴와 이상기후로 이어질 수 있다.해양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