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기술기반 저감 및 상쇄책에 집중
유럽·북미, 카타르에 이어, 아시아에서도 민간 탄소감축실적을 인증해주고 등록을 주관하는 단체가 출범했다.
싱가포르에서 역내 자발적 탄소시장의 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사업의 검증을 주재하는 비영리기구 '아시아탄소협회'(ACI, Asia Carbon Institute)가 29일(현지시간) 발족했다. ACI는 아시아 최초 자발적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이다.
ACI는 이날 성명을 통해 "탄소집약적인 제조산업의 중심지인 아시아 기업들에 지속가능한 사업 관행을 도입하려면 '자발적 탄소시장'(VCM, Voluntary Carbon Market)이 가장 주요한 장려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VCM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탄소저감 사업에 참여해 탄소를 상쇄한만큼 '탄소배출권'으로 사고파는 시장이다. 탄소배출권은 규제에 의한 '할당'과 탄소저감 사업을 통한 '상쇄'로 나뉜다. '할당'의 경우 국가가 지정하는 할당 대상이 아니면 감축을 유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VCM 규모는 2030년에 이르면 2020년보다 15배 성장하고, VCM 내 탄소배출권 수요는 20억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VCM을 관리하는 국가차원의 관리감독기관이 없어 탄소배출권의 발행, 거래, 만료에 이르기까지 통일되고 합의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이 까닭에 탄소배출권의 '품질'이 부실한 경우가 많아, 기업들의 실적을 채워주기 위한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활성화가 가로막혀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초 미국의 대표 VCM 인증기관 베라(Verra)의 열대우림 조성과 같은 '자연기반해법'(NbS, Nature-based Solution)을 위시한 탄소배출권의 94%가 성과가 없는 '유령배출권'이라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지난 5월 베라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안토니올리가 사퇴했다.
이에 ACI는 전기차 충전소, CCUS,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 등 탄소저감 기술 자체나 기반시설에 녹색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을 통해 더 입증 가능하고 직접적인 효력을 지닌 탄소상쇄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기존 VCM의 한계를 극복할 다른 방향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ACI 설립자 존 로는 "NbS만 가지고는 2050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ACI는 아시아 지역에 더 적합한 도시기반, 기술기반 저감 및 상쇄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ACI는 현재 20개 탄소상쇄사업을 논의중이며, 6~12개월 내 이를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각 탄소상쇄사업은 적게는 연간 1000톤에서 많게는 100만톤의 탄소저감 성과를 목표로 한다.
앞서 싱가포르는 지난 6월 싱가포르 국제탄소배출권 거래소 '클라이밋 임팩트 X'(CIX)를 통해 스팟 거래플랫폼 'CIX 익스체인지'를 개설하는 등 자발적 탄소시장을 선도하는 '탄소 허브 국가' 구상 이행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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