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비 6.17배 높은 농도
국내 연구팀이 친환경 나일론을 세계 최고 효율로 생산하는 미생물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 한태희 박사는 나일론의 단량체인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존보다 농도가 6.17배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발레로락탐'은 나일론-5와 나일론 6,5의 중요한 단량체다. 나일론-5는 탄소 5개짜리 고분자, 나일론 6,5는 탄소 6개와 5개짜리 단량체로 이뤄진 고분자다. 우수한 가공성과 가볍고 질긴 특성으로 의류뿐 아니라 배드민턴 라켓줄, 어망, 텐트, 기어 부품 등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석유화학 기반 발레로락탐은 극한 반응조건과 유해 폐기물 생성이라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발레로락탐을 친환경적이고 고효율로 생산하기 위해 미생물 세포 공장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전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상훈 특훈교수는 미생물 개발 핵심 전략으로 이같은 분야를 다루는 '시스템 대사공학'을 창시했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기술이다. 이 교수팀은 지난 2017년 대장균을 대사공학적으로 개량해 발레로락탐을 세계 최초로 생산했지만, 농도가 저조하고 부산물이 많았다.
이에 이번 연구에서는 대장균 대신 세균의 일종인 코리네박테리움을 사용했다. 그 결과, 주요 부산물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부차적인 부산물을 발라로락탐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발레로락탐의 농도도 세계 최고 수준인 76.1g/L에 달했다. 이는 기존보다 6.17배 높은 수치다.
단량체 구성을 위한 탄소원으로는 바이오매스인 포도당을 사용한다. 석유화학 기반도 아니고, 효율도 높아 친환경적이다. 한태희 박사는 "미생물을 기반으로 나일론의 단량체인 락탐을 고효율로 생산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기술을 활용해 미생물 기반의 바이오 고분자 산업이 석유화학 기반의 화학산업을 대체하는 데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대사공학지'(Metabolic Engineering) 7월 12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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