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녹여서' 만든다?…기후산업박람회 눈길 끈 친환경 기술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8 11:47:32
  • -
  • +
  • 인쇄
▲25~27일 열린 '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사진=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WCE)'에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친환경 기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양한 분야의 친환경 기술들이 선보인 가운데 눈길을끈 기술들을 정리해봤다.

▲3년이 지난 생분해 그물은 손으로 쉽게 끊어졌다. ⓒnewstree

국립수산과학원은 '생분해 그물'을 전시했다.

플라스틱 어망은 해양생태계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 어업인의 관리 부실이나 무단 투기, 분실 등으로 유실된 어망은 해양생물에게 직접 피해를 입히거나 해양쓰레기로 바다에 쌓인다. 특히 그물은 플라스틱이라서 썩지 않는다.

수과원은 유령어업 저감과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해 바다 속에서 3~4년만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없어지는 '생분해 그물'을 개발 및 보급하고 있다. 실제로 3년 간 해수에 담겨져 있던 생분해 그물은 마른 솔잎처럼 살짝 잡기만 해도 바스라졌다.

수과원 연구원은 "1~2년 사용되다 유실된 나일론 소재 그물은 '유령어업'의 주범"이라며 "이를 저감하기 위해 생분해 그물을 개발했고 어업인에게 주기적으로 보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돼 있는 나일론 소재 그물과 생분해 그물을 직접 만져보니 촉감의 차이가 있었다. 생분해 그물이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어획성능 시험에서 나일론 그물과 동등한 성능을 보였으며 강도나 신장률도 기존 그물실의 95%까지 근접했다"면서 "오히려 해양생태계 오염이 감소하면서 어획량이 5~10%가량 늘기도 했다"라고 답했다.

▲나무를 플라스틱처럼 '녹이고 찍어서' 만드는 CXP 제품들 ⓒnewstree

나무를 '녹여' 플라스틱처럼 찍어 만든 제로웨이스트 생활용품도 눈길을 끌었다.

동남리얼라이즈에서 개발한 CXP 목재는 가지치기나 나무 밑동 등 활용하기 어려운 나무 부산물을 활용해 제작한 것이다.

CXP 목재는 기존 플라스틱 생산설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목가공품은 별도 제작설비가 필요하고 제작비용도 높지만, CXP 목재는 플라스틱 제품처럼 금형만 있으면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칫솔, 그릇, 텀블러, 주걱, 빗 등 플라스틱 생활용품을 대체할 수 있다.

목재의 특성상 내열성과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업체 관계자는 "제조과정이 플라스틱과 동일하고 사출 압력으로 인해 물과 압력에 강해져 토양과 해양에서도 사용성을 충분히 유지한다"며 "실제 제품 중에는 멀티탭 등 전열 기구도 있다"고 답했다.

또 "기존 플라스틱 아동용 완구에서 각종 환경호르몬과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CXP 제품은 천연소재로 만들어져 완벽한 무독성 물질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폐지를 원료로 사용한 친환경 단열재 '에코라이너' ⓒnewstree

폐신문, 폐박스 등 폐지를 가공해 만든 친환경 단열재도 선보였다. 써모랩코리아의 '에코라이너'는 버려진 신문, 택배 박스와 같은 폐종이를 가공해 만든 종이단열재다.

폐지를 분해한 섬유 슬러리에서 잉크와 필러를 제거하고, 셀룰로오스를 산화제로 처리해 원료를 얻는다. 슬러리란 흙탕물처럼 불용해성 고체 물질과 액체가 섞인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완성된 패키징은 외부 온도와 무관하게 0~10℃ 또는 2~8℃ 사이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각각 신선식품과 생물학적 제재 등 온도민감성 제품의 유통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써모랩코리아 최석 대표는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스티로폼 박스를 대체할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동시에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해치지 않는 제품을 완성해 그 보급률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이후 사용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박스 형태의 제품도 개발중에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