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日오염수 방류 '사실상 용인'..."국제법 무시한 무책임한 결정" 비판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7 1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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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환경장관급 회의 공동성명 '조건부 허용'
▲주요 7개국(G7) 기후·에너지·환경 장관 회의가 일본 삿포로에서 15~16일 열렸다. 공동의장을 맡은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왼쪽)과 니시무라 아키히로 일본 환경상(오른쪽)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요 7개국(G7)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사실상 허용하면서 국제환경단체와 학계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삿포로에서 이틀간 열린 G7 기후·에너지·환경 장관회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조건부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지난 16일 발표했다. 공동성명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대응으로 현장 폐로작업의 착실한 진전과 과학적 증거에 기초한 일본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투명한 노력을 환영한다"고 돼 있다.

G7 공동의장을 맡은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공동성명 발표 뒤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염수(처리수)의 해양방류를 포함한 일본의 대응이 환영받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옆자리에 있던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장관은 독일의 탈원전 사실을 언급한 뒤 "오염수 방류에 대해 환영한다고 할 수 없다"고 의견을 드러냈고, 이에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취재진에게 "잘못 말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공동성명은 "현장 폐로작업과 후쿠시마 재건에 필수적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한 처리수 방류가 IAEA의 안전기준과 국제법에 부합하고, 인류와 환경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도록 실시돼야 함을 보장하기 위해 IAEA의 독립적인 검토를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염수 방류를 직접 언급하며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밝힌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G7 공동성명에 대해 숀 버니 그린피스 원자력 수석전문위원은 "G7의 내부 이해관계를 인류의 안전과 공영을 추구하는 해양환경 보호와 국제법 원칙보다 우선시한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에서 밝힌 안정성 판별 기준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IAEA 안전기준과 국제법을 준수한 선에서 지지한다는 '조건부 허용'은 사실상 방류를 용인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ALPS는 64개 방사성 핵종 가운데 62가지를 걸러낸다. 하지만 '탄소-14'와 '삼중수소' 2종류는 걸러내지 못한다. 특히 '탄소-14'는 반감기가 466배 길면서 어류내 생물농축계수는 5만배나 높아 먹이사슬을 통해 오염지역에 있지 않은 사람까지 피폭시킬 수 있는 물질이다.

태평양도서국포럼(PIF) 과학자 패널은 ALPS의 완결성에 의문을 품고 도쿄전력에 설명을 요구했지만, 도쿄전력은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PIF 과학자 패널의 페렝 달노키 베레스 미국 미들베리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는 도쿄전력이 제공한 자료에 대해 "불완전하고 부적합하며 일관성이 없고, 간혹 편향된 정보"라고 지적한 바 있다. IAEA와 도쿄전력이 주장하는 '국제적으로 안전한 수준의 오염수 처리'는 계획과 목표일뿐 ALPS 처리와 희석이 목표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객관적인 검증은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게다가 '삼중수소'의 경우 도쿄전력은 오염수 130만톤을 30년간 기준치 이하로 희석해 방류한다는 계획이지만, '농도'보다 절대적인 '총량'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00개 이상 기관이 가입한 전미해양연구소협회는 지난 12월 공동성명을 통해 "오염수 희석은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이 생물 체내에 축적되거나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생물학적 과정 또는 해저에 누적되는 과정을 통해 저서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근본적 고려가 없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염수에 포함된 일부 방사성 핵종은 DNA나 특정 조직 및 장기 등 생물의 대사 경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먹이사슬을 통해 해양 생물을 섭취하는 인간의 건강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군다나 오염수 방류는 30년은 커녕 금세기를 넘어도 완료하기 어렵다는 예측도 나온다. 후쿠시마 원전이 폐로될 때까지 오염수 방류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의 특성상 지하수 유입 등으로 오염수가 매일 100톤씩 증가하고 있다. 손상된 원자로 3기 안에 남아있는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도 계속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에도 일본 관계당국은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바 없다. 국제해양법은 초국경적인 해양오염이 우려되는 경우 해당 국가가 생물학적 영향평가를 포함한 포괄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지 않고 방류 계획을 용인하는 결정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다.

이날 그린피스는 "유엔해양법협약 중 '해양환경을 보호하고 보전할 각국의 의무' 규정에 따르면, 해양환경에 초국경적 영향이 있을 수 있는 사안과 관련해 유엔해양법협약 비준 국가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조치, 즉 방류 중단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며 "G7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지지 성명서를 즉각 철회하고, 일본 정부는 초국경적 생물학적 영향 평가부터 실시해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니 전문위원은 "G7이 일본의 적극적인 로비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면서 과학과 환경 보호, 국제법을 짓밟아 버렸다"면서 "G7과 한국 등은 사고시 돌이키기 어려운 파국을 초래하는 위험한 원자력 대신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한 전환을 위해 국제적 공조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5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오염수 문제를 과학적으로 제대로 인식하고, 다른 정상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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