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손실률 1% 미만...산업용 열로 사용가능
재생에너지로 벽돌을 1500℃까지 데워 산업용 열을 충당하는 '열 배터리'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10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획기적인 '축열시스템'을 개발한 미국 캘리포니아 기반 스타트업 '론도에너지'(Rondo Energy)를 소개했다. 론도에너지는 열 손실률이 극단적으로 낮은 벽돌을 재생에너지 전기로 가열해 산업용 열로 전환하는 시설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철강, 시멘트, 식품 건조, 통조림 소독 등 쓰이지 않는 곳을 찾기 힘든 '산업용 열'은 산업용 에너지 수요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산업용 열을 발생시키기 위해 쓰이는 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20%에 달한다. 산업용 열은 용광로나 보일러와 같은 시설을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큰 효율과 규모를 필요로 하고, 화석연료를 쓰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온실가스 직접배출량에서도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열 저장장치와 달리 론도에너지의 축열시스템은 저렴하고 단순하다는 점 그리고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쓴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론도에너지의 축열시스템은 거대한 토스터기와 같다. 양측에 태양광패널이나 풍력발전을 통해 가동되는 전기히터가 식빵에 해당하는 벽돌더미를 데우는 방식이다.
중앙의 벽돌더미는 4시간만에 1500℃까지 가열된다.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꿨을 때 열 손실이 매우 적어 열효율이 90~98%로 유지된다. 열 저장장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이렇게 한번 충전된 '열 배터리'는 수일간 유지되고, 하루 손실되는 열에너지는 1% 미만이다. 산업용 열 수요가 있을 때는 터빈이 작동하면서 벽돌 틈새로 바람을 내보내게 되고, 약 1000℃가량의 열 에너지가 공기를 통해 전달된다.
벽돌을 쌓아올리면 되기 때문에 시공시간이 빠르고, 비용 역시 기존 열 저장장치의 20% 수준이라는 게 론도에너지의 설명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태양광·풍력 발전이 화석연료보다 싸기 때문에 운영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열에너지가 오래 유지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간헐적인 공급량 변화에도 큰 문제가 없고, 오히려 햇빛이나 풍속이 강해져 재생에너지 공급량이 많아졌을 때를 기해 열을 저장하면 전기요금을 더 절약할 수 있다.
론도에너지 최고경영자(CEO) 존 오도널은 "이제 무언가를 태우지 않아도 열에너지를 더 싼값에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탄소제로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수단은 모두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는 산업용 열과 같은 고배출 분야의 탄소절감을 목표로 한 최초의 혁신사례나 상업적 규모 초기단계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60억달러(약 7조9055억원) 예산을 편성했다. 관계자들은 민간부문의 투자도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 추가 60억달러를 더한 총 120억달러(약 15조8110억원) 규모의 지원기금이 마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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