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벌리고 아가미 뚜껑도 열려"
강원도 고성군 송지호에서 엄청난 수의 물고기들이 폐사해 호수가를 뒤덮는 현상이 발생했다.
8일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날 오후 고성군 송지호에서 엄청난 수의 죽은 물고기들이 물에 둥둥 뜬 채 호숫가를 뒤덮는 현상이 발생했다.
수만 마리로 추산되는 죽은 물고기는 멸치 등 일부 타 어종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 1년생 정도의 전어로 파악됐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연구기관에 원인조사를 요청했다.
이날 오전 현장을 찾은 강원대 환경연구소 부설 어류연구센터 최재석 교수는 무산소나 저산소 때문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 교수는 "입을 벌린데다가 아가미 뚜껑도 다 열려 있고 몸체가 경직된 죽은 물고기들의 증상으로 봤을 때 전형적인 무산소나 저산소에 의한 폐사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동해안 석호의 경우 바닥에 항상 유기물이 쌓여 있고 무산소층이 형성돼 있는데 바람에 불 때 턴오버가 일어나며 호수 전체에서 무산소나 저산소 현상이 발생한다"며 "같은 이유로 이런 폐사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고성군이 갯터짐(호수 하구를 트는 일) 작업을 한 것과 관련해 "유기물은 호수 바닥에 모여있다가 1년에 한 번 정도 있는 자연적 갯터짐 때 한 번에 모두 바다로 쓸려나가는데 인위적으로 갯터짐을 너무 자주 하면 유기물이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쌓이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물이 빠지면서 재첩 등 조개류 폐사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빨리 물을 채우고 죽은 물고기는 수거한 뒤 호수 생태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해 조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 어종보다 전어 폐사가 많은 데 대해서는 "전어는 수심이 깊은 곳에서 그룹을 형성해 겨울을 난다"며 "바람이 불어 무산소층이 호수 전체에 퍼지면 수심이 깊은 곳에 있는 어종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성군 관계자는 "최근 송지호에서 일부 전어가 죽은 것이 발견돼 상태 악화를 막고자 최근 갯터짐 작업을 했다"며 "폐사한 물고기는 가능한 한 빨리 수거한 뒤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경남 창원시 진해만에서 200톤에 달하는 정어리 집단폐사 현상의 원인 또한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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