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빙 늦추는 기술 나왔다…지구 공학적 해결 가능할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1-28 18: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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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태양광 반사율 높이는 원리
전문가들 "문제해결 아닌 임시방편"

구름의 태양광 반사율 및 수명을 증가시키는 기술이 북극 해빙을 늦출수 있을지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탄소감축과 더불어 소위 지구공학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북극은 지구의 나머지 지역보다 온난화 속도가 4배나 빠른 곳이다. 북극 기온이 오를수록 더 많은 얼음덮개가 손실되고 이로 인해 다시 해양온난화가 가속화되며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에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법', '클라우드 브라이트닝(cloud brightening)' 등 극지방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기술적 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법은 극지방 성층권에 이산화황 에어로졸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에어로졸이 높은 고도에 도달하면 화산의 화산재구름처럼 햇빛을 반사해 지구 기온을 낮춰주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산화황 자체가 산성비, 천식, 만성 기관지염을 유발하는 등 환경적 피해를 주는데다 실제 장기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장이 없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에어로졸 효과를 조사한 일부 현장연구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답변을 내기에는 너무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론상 이산화황 입자는 극지방에 침전되지만 실제 영향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벤 크라비츠(Ben Kravitz) 미국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 대기학자는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이 에어로졸 주입량, 사용 장소, 시기 및 재료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며 이 효과(기온, 강수량 등)가 식량, 수자원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계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 모든 과정을 에어로졸을 주입하지 않은 조건에서의 기후변화와 비교해야 해 현 단계에서 해당 아이디어의 찬반여부를 결정내리기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제안의 본질적인 불확실성은 차치하고라도, 한 연구단체는 특히 북극 원주민들과 관련해 "행성규모의 태양열 지구공학은 현 국제사회 내에서 포괄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없다"며 기술의 정치화를 우려했다.

9월 웨이크 스미스(Wake Smith) 미국 예일대학 벤처캐피탈·사모펀드 강사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에어로졸 주입 배치 비용은 연간 110억 달러로 추산됐다.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기후피해 처리비용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연구는 각 반구에서 고도 4만3000피트, 위도 60도에서 이산화황 미세입자구름을 방출하려면 연간 17만5000회의 비행이 필요할 것으로 제안했다.

이러한 대규모 작업이 대기 중에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극지방 기온을 2도 낮춘다는 분석이다. 스미스 연구원은 "페니실린이 아니라 아스피린"이라며 해당 기술이 일시적인 조치인 점을 인정했다. 탈탄소화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브라이트닝' 기술이 보다 위험성 낮고 실행 가능한 기술로 대두되고 있다. 

원리는 이론상 간단하다. 바다 위에 형성된 구름은 물보라의 방울이 증발한 후 남은 소금결정 주위에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이 소금결정 크기가 작을수록 구름은 다수의 작은 물방울로 형성된다. 작은 물방울로 만들어진 구름은 큰 물방울로 이루어진 구름보다 더 하얗게 보이고 더 많은 햇빛을 반사한다는 것이다. 또 보트에 장착한 펌프, 노즐을 이용해 바다에 물보라를 일으키는 작업만으로 구름을 하얗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현재 해당 기술연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기후복구센터(CCRC)에서 지원하고 있다. 데이비드 킹 경(Sir David King) CCRC 설립자는 '지구공학'으로 표방되는 황산염 주입법과 달리, 클라우드 브라이트닝은 지구공학이 아니라 대규모의 자연과정을 모방하는 '생물모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작동 및 기능, 유해한 영향이 없다는 사실까지 입증되면 북극해 주변에 500척에서 1000척의 해양선박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선박은 원격제어에 태양에너지 및 바닷물, 풍력으로 운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정도 확장하는 데 300억~400억 파운드, 운영에는 연간 100억 파운드가 들 것으로 계산됐다. 그러나 그는 북극온난화로 인한 손실 및 피해에 비하면 매우 적은 비용임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현재 필요자금을 모금하고 있으며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누이트족과 사미족을 포함한 북극 원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실험기간 3~4년, 대규모로 운영되기까지는 7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상당히 낙관적인 시각으로 평가된다.

해당 작업은 북극에만 국한되고 남극에서는 진행되지 않는다. 그 이유로 킹 설립자는 "북극은 육지에 둘러싸인 바다이고 남극은 바다에 둘러싸인 땅"이라며 "남극의 해양온난화 문제는 북극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관리하기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킹 설립자는 개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린란드 만년설 해빙으로 지구 평균 해수면이 7미터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북극 영구동토층에 저장돼있던 막대한 양의 메탄이 시베리아의 기온상승으로 방출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그는 메탄이 "20년에 걸쳐 방출될 경우 지구기온이 5도에서 8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라비츠 대기학자는 클라우드 브라이트닝 기법이 유망하다고 보면서도 아직 추가연구가 많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클라우드 브라이트닝과 이산화황 주입법 모두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즉 이산화황을 들이마시길 감안해도 화석연료로부터 전환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고작이다.

다만 상황의 긴급성과 이에 대처할 효과적인 글로벌 리더십이 부족함을 감안할 때 최소한 이러한 임시방편의 효과를 테스트하는 일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기후복구는 절약과 더불어 혁신 등 다방면의 해결책이 필요한 문제이며 북극온난화를 늦출 기술이 있다면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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